김 도 훈 <산업연 동향분석실장>

우리나라는 정말 기적을 이룬 나라다. 경제하기 위한 여건을 이렇게도
갖추지 못한 나라가 이만큼 경제를 발전시켰고 몇년후에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한다고 하니 말이다.

천연자원이 풍부한가, 혹은 기술이라도 앞서 있는가, 그렇지 않으면
사회간접자본이라도 잘 갖추어져 있는가. 모든것 제쳐 놓고라도
기업활동이라도 자유롭게 영위할 수 있는가.

이런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어떻게 이러한 경제성과를 이루어 내었는지
실로 경이롭기조차 하다.

특히 지금과 같이 정부규제가 과도한 상황하에서는우리나라에서 기업을
운영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것 같다.

그래서 정부도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앞다투어 계획을 발표하고 어떤
규제가 기업을 괴롭히는지 기업들의 의견을 직접 조사하고 있다.

규제완화가 약속한 대로만 이루어져 간다면 조만간 우리나라도 기업활동
을 할만한 곳이 되리라고 기대해 본다.

최근에 영국 독일 프랑스등 유럽 주요국을 방문하면서 정부가 기업을
대하는 자세에서부터 우리나라의 기업환경이 이들 선진국에 비해서
뒤떨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80년대까지 유럽각국 정부들은 근로자보호 소비자보호 환경보호
경쟁촉진등의 목적으로 기업활동을 규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영해
왔다고 우리에게는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들의 자세가 완전히 바뀌었다. 모든 경제정책들을 어떻게 하면
기업들을 제대로 도울수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즉 기업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자세에서 입안한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마도 영국의 상공부일 것이다. 엄연히 공식적인
그리고 권위있는 "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라는 명칭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현판에서부터 각종 정책자료에 이르기까지 심지어는
모든 공무원의 명함에조차도 "Department for Enterprise"라는 별칭을
명기하고 있는데서 이미 그 자세는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자세 전환은 이름뿐만이 아니다. 영국 상공부는 이미 지난
77년부터 산하에 영국투자청을 두고 국내기업이든 외국인투자기업이든
영국내에 시로이 투자를 하고자할때 투자상담에서부터 공장설립 가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투자기업을 따라다니면서 도와 주도록 하고
있다.

영국의 지방정부들은 한수 더떠 각 지역별로 지역개발청을 설치하고
경쟁적으로 자기 지역에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부 지역개발청은 영국 주요지역은 물론 유럽각국 나아가 미국 일본
심지어는 우리나라의 서울에까지 주재원을 파견할 정도로 투자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하나를 자기 지역에 유치하기 위해 영국
동북부 지역개발청은 지역안내는 물론 각종 행정절차의 대행까지 철저히
도와 주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일은 이 중소기업에는 영어를 변변히 구사하는 사람조차
없었다고 하는 점이다.

이렇게 지역개발청들을 설치 운영하고 있는 점은 독일이나 프랑스도
마찬가지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기업들을 구슬리기 위해 정부가 얼마나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느가가 그 나라의 경젱력을 좌우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도 "외국인투자 유치 기획단", "기업세계화 지원 기획단"
등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기업들에게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가려운 곳을 긁어주려는 자세로 무장되어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