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에 "국제화냐 민족주의냐"하는 대자보논쟁이 거세게 일고있다. 논
쟁의 발단은 20일 오후 1시쯤 이 대학부설 어학당에 다니는 미국 유학생
맬러리군(23.버클리대3)이 경영관앞에 걸려있던 "5월 광주민중항쟁의 참
계승,반미 민족자주의 실현"이란 현수막에서 "반미 민족"이란 문구를 "미
국 민족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오해하고 줄을 끊어 현수막을 떼어내면서
부터.

이 사실을 알게 된 경영학과 학생 3백여명은 맬러리군에게 사과를 요구
했고 맬러리군이 "오해로 발생한 일"이라며 사과해 이날 소동은 끝나는듯
했다. 그러나 민족자존심을 훼손당했다고 생각한 연세대 경영학과 학생회가
23일 "맬리리군이 연세춘추를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등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에 나서 이 소동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서명운동이 시작되자 23일 오후 한 경영학과 학생이 "만약 당신들이 맬러
리군에게 "민족의 이름"으로 성전을 선포한다면 나는 당신들에게 "대학의
이름"으로 민주전을 선포할 것"이란 비난대자보를 붙였다.이 대자보가 나
붙자 곧 이어 "맬러리군의 행동은 한 개인의 행동이 아니라 미제국주의의
오만함이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내용의 반박 대자보가 불문과 학생
명의로 나붙어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

이를 지켜보는 연대생들도 "국제화를 지향하면서 언제까지 다른 나라를
내놓고 반대할 것인가"는 국제화파와 "언제까지 민족적 자존심을 훼손당할
것인가"고 문제를 제기하는 민족주의파로 갈려 논쟁이 분분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