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455)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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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으로 향하는 에노모토 함대는 모두 아홉척이었고 그속에 타고있는 군사는
대략 이천오백명이었다. 센다이 앞바다에 한달반가량 머물러 있었는데
그동안에 동북지방의 군함 세척이 가담했고 군사는 천명 정도가 불어났던
것이다.
아이즈번이 패전하여 쓰루가성이 관군의 수중에 넘어갈때 항복하기를
거부하고 탈주한 군사들이 센다이번을 거쳐서 에노모토의 함대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아홉척의 군함이 홋카이도에 도착한것은 10월 20일이었다. 그곳의 지리에
밝은 에노모토는 함대를 직접 하코다테 앞바다로 진입시키지 않고 빙
둘러서 그 배후 쪽이 되는 와시노키라는 어촌의 앞바다에 닻을 내렸다.
그 무렵은 음력을 사용했었으니까 10월20일이면 지금의 11월 하순이나
12월 초순이 된다. 더구나 홋카이도이니 추운 겨울이었다.
바람과 함께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작전실에서 유리창 밖으로 황량한 홋카이도의 뭍을 바라보고 있던
히지가타가 불쑥 에노모토에게 물었다.
"곧바로 하코다테로 가지 않고, 왜 여기서 상륙을 하시려는 거죠?"
"함포사격을 안하기 위해서요"
"그게 무슨 뜻입니까? 하코다테와 후쿠야마를 무력 점령하기로 했는데
함포사격을 안하려고 일부러 여기서 상륙을 하다니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그러자 에노모토는 싱그레 웃음을 떠올리며 말했다.
"하코다테에는 외국 공관이 여러개 있어요. 그리고 서양사람들의 거류지도
있고요. 그런데 곧바로 하코다테 앞바다로 진입해서 상륙작전을 펼치면
필경 함포사격을 안할 수가 없게 되오. 그렇게 되면 외국 공사나 영사가
어떻게 생각하겠소? 우리를 좋게 생각할것 같소?"
"그들이 좋게 생각하건 나쁘게 생각하건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공화국을 세운 다음 그들의 승인을 받아내야 된단 말이오. 그래야
명실공히 독립국가가 되는 거요. 알겠소?"
"아하, 그렇군요"
히지가타는 앞일까지 훤히 내다보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에노모토가
새삼스럽게 우러러보이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와시노키 해안에 상륙한 에노모토의 군사들은 오도리가 지휘하는 본대와
히지가타가 이끄는 별동대로 나뉘어 두 방면으로 하코다테를 향해 진격을
개시했다. 곳곳에서 관군과 마쓰마에 번군의 방어진을 격파하여 닷새 후인
10월25일에 그들은 하코다테를 점령하고야 말았다.
대략 이천오백명이었다. 센다이 앞바다에 한달반가량 머물러 있었는데
그동안에 동북지방의 군함 세척이 가담했고 군사는 천명 정도가 불어났던
것이다.
아이즈번이 패전하여 쓰루가성이 관군의 수중에 넘어갈때 항복하기를
거부하고 탈주한 군사들이 센다이번을 거쳐서 에노모토의 함대에 몸을
실었던 것이다.
아홉척의 군함이 홋카이도에 도착한것은 10월 20일이었다. 그곳의 지리에
밝은 에노모토는 함대를 직접 하코다테 앞바다로 진입시키지 않고 빙
둘러서 그 배후 쪽이 되는 와시노키라는 어촌의 앞바다에 닻을 내렸다.
그 무렵은 음력을 사용했었으니까 10월20일이면 지금의 11월 하순이나
12월 초순이 된다. 더구나 홋카이도이니 추운 겨울이었다.
바람과 함께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작전실에서 유리창 밖으로 황량한 홋카이도의 뭍을 바라보고 있던
히지가타가 불쑥 에노모토에게 물었다.
"곧바로 하코다테로 가지 않고, 왜 여기서 상륙을 하시려는 거죠?"
"함포사격을 안하기 위해서요"
"그게 무슨 뜻입니까? 하코다테와 후쿠야마를 무력 점령하기로 했는데
함포사격을 안하려고 일부러 여기서 상륙을 하다니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그러자 에노모토는 싱그레 웃음을 떠올리며 말했다.
"하코다테에는 외국 공관이 여러개 있어요. 그리고 서양사람들의 거류지도
있고요. 그런데 곧바로 하코다테 앞바다로 진입해서 상륙작전을 펼치면
필경 함포사격을 안할 수가 없게 되오. 그렇게 되면 외국 공사나 영사가
어떻게 생각하겠소? 우리를 좋게 생각할것 같소?"
"그들이 좋게 생각하건 나쁘게 생각하건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공화국을 세운 다음 그들의 승인을 받아내야 된단 말이오. 그래야
명실공히 독립국가가 되는 거요. 알겠소?"
"아하, 그렇군요"
히지가타는 앞일까지 훤히 내다보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에노모토가
새삼스럽게 우러러보이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와시노키 해안에 상륙한 에노모토의 군사들은 오도리가 지휘하는 본대와
히지가타가 이끄는 별동대로 나뉘어 두 방면으로 하코다테를 향해 진격을
개시했다. 곳곳에서 관군과 마쓰마에 번군의 방어진을 격파하여 닷새 후인
10월25일에 그들은 하코다테를 점령하고야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