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업1백3주년을 맞은 일본 굴지의 생활화학제품 전문메이커
라이온사가 최근 일본재계의 주목을 끈 인사를 단행했다. 고고바야시
도미지로씨가 창업의 첫씨앗을 뿌린 지난1891년부터 4대에 걸쳐 친족
에게만 최고경영자의 자리를 대물림해온 전통을 깨고 지난달말의 주총에서
외부인사 (고교달직 전중소기업청장관)를 사장에 처음으로 기용한 것.

라이온사의 이번인사는 국제화와 현대화를 주창하며 성장의 견인차역할을
담당해왔던 고바야시 아쓰시전사장(68)이 외부인사영입의 결단을 내리고
자신은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점에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치약과 세제시장에서 각각 1,2위를 달리며 연간 약3천억엔의 외형을
올리는 한편 의약품과 화학 식품업에서도 16개의 관계회사를 보유중인
이회사의 소림회장을 도쿄 본사에서 만나 인사의 배경과 경영전략,앞으로의
구상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창업이후 처음으로 친족이 아닌 외부인사를 사장으로 맞아들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소림회장=21세기를 앞두고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수익구조와 연구개발,사회공헌등에서 모두 한단계 점프해야
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만 이같은 목표달성을 위해 회사를 흔들림
없이 끌고 나갈 인물이 내부에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탈피와 도약"이라는 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통과 관행의 벽을
깨고 밖에서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외부인사영입에 대해 가족이나 회사내부의 반대의견은 없었습니까.

<>소림회장=라이온사는 사장자리를 대물림해온 특징을 갖고 있지만 사장
이외의 가족들은 회사경영에 간여하지 않습니다. 회사내부에서 반대의견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70~80%이상은 찬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부인사의 사장기용은 이번에 한하겠다고 공언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소림회장=회사가 계속 성장하려면 유능한 인사에게 회사운영을 맡겨야
한다는 기본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라이온사의 내부에도 현재
부서장급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적지않은게 사실입니다. 이들이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을 갈고 닦아 다음대에는 사장을 맡아주길 바라는게
내 희망입니다.

-창업후 1백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도 흔들림없이 자라 일본굴지의
생활화학회사로 자리를 굳히게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소림회장=라이온사는 창업자가 지난1891년 소림부차랑상점으로 첫간판을
올린후 1913년부터 비누회사와 치약회사의 2개법인체로 나뉘어 다른 길을
걷다가 1980년 한회사로 통합됐습니다만 "생활과 함께"라는 기본정신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연구개발과 신기술에의 도전도 모두 이같은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우리의 노력과 자세를 소비자들이 인정하고 사랑해준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습니다.

-기업슬로건인"언제나 생활속의 라이온"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소림회장=창업후 1백년이상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생산품목수가
많아지면서 현재 라이온과 관계회사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수는 약4백가지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중 절대다수가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고 건강과 웃음을 선사하는데 사용되는 제품입니다.

-오는 2000년을 "신생라이온 완성의 해"로 정해놓고 있는데 이를 위한
구체적 성장전략은 어떻게 잡아놓고 있습니까.

<>소림회장=미국의 유력컨설팅회사에 장단점을 분석해 달라는 용역을
의뢰했으며 이결과가 나오는대로 세부적인 전략을 짤 계획입니다.
기본적으로는 매년 외형을 5%씩 늘리고 제조원가는 1%씩 줄여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원가절감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전개중입니까.

<>소림회장=생산 영업은 물론 연구부문에까지 원가개념을 도입하고
6백여종에 이르던 생산제품의 가지수를 4백여종으로 과감히 축소했습니다.
3백억엔에 달했던 재고가 현재 1백60억엔으로 줄었으며 반품률도 3%선에서
이제는 절반수준으로 낮아지는등 효과가 상당합니다.

-기업체질과 임직원들 사고의 국제화를 일찍부터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소림회장=지난59년부터 라이온의 해외시장진출을 적극 추진해
말레이시아 태국등 아시아5개국에 합작회사를 설립했거나 제휴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국가간의 경제적국경이 무너진 지금 밖으로 눈을 돌리지 않으면
기업은 살아남을수 없습니다.

<도쿄=양승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