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하루 이누즈카. 33세. 도요타자동차 도쿄본사의 유럽 및 아프리카지역
사업부소속 차장이다. 부서내 서열로는 부장에 이어 2위다. 이 이누즈카
차장이 지난 1월6일부터 이달 2일까지 2달가까운 기간동안 처리한 업무량은
얼마나 될까.

유럽및 아프리카지역의 지난해 영업결산및 올해 영업전략을 담은 30분짜리
영상자료가 전부다. 이누즈카차장은 이일을 위해 일과시간중에만 일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새벽까지 연장근무를 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기업의 하나로 린(lean)시스템이란 생산방식을 창안해
업계에 파급시킨 세겨적인 회사인 도요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수
있을까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하지만 믿어도 좋을 듯하다. 이는 최근 일본기업들이 관리직부문의 생산성
낙후가 기업이윤을 좀먹는 요인임을 깨닫고 이의 향상을 위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는 것과 관련해 뉴욕타임스가 기획한 기사내용중에 나오는
것이다.

이기사는 도요타자동차를 표본으로 일본기업 관리직의 비효율적 요소
몇가지를 지적했는데 그 첫번째가 관리직 인원책정및 활용의 불합리성이다.
이신문은 한 일본 경영전문가의 말을 인용,일본기업의 관리직인원은

적정수준보다 15~20% 많다고 밝혔다. 그리고 도요타 유럽-아프리카지역
사업부의 경우 여성인력이 절반을 차지하는데 이들은 대다수가 전문직업인
이라기 보다는 하루종일 자료를 철하거나 이를 컴퓨터에 입력시키는등 남자
사원의 업무를 보조하거나 심부름같은 사환일에 지나지 않는 단순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다음은 근무환경에 기인하는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사무실이 미국기업
처럼 파티션으로 분할되어 있지 않아 일의 집중도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또 컴퓨터가 개인용으로 보급돼 있지 않고 사무실 구석에 공용으로 쓰도록
돼 있으며 심지어는 전화조차도 한라인에 여러개의 송수화기를 연결해 쓰는
정도여서 한사람이 컴퓨터나 전화를 쓰면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등 업무처리
과정에서 허비되는 시간이 미국등에 비해 훨씬 많다고 말했다.

마지막 문제점은 시도 때도 없이 열리는 회의라고 이신문은 풀이했다.
이누즈카차장의 경우 간단한 영업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면서 수시로
관계자회의를 갖고 사소한 내용을 수정했으며 3일에 한번꼴로는 부장과
회의를 갖고 전체내용을 바꿀 정도였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일본 관리직 종사자들의 의식구조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김현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