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 25일 발표한 "93년 국민계정(잠정)"을 통해 지난해
실질경제성장률이 5. 6%,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7,466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수치는 한은이 전망한 4. 9%나 92년의 경제성장률 5.
0%보다 약간 높으나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로 제시된 7%안팎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아진 까닭은 하반기부터 중화학제품의 수출이
늘어나는등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지만 국민계정의 불변가격
기준연도를 85년에서 90년으로 바꾼 탓도 있다. 이때문에 과거에는
GNP추계에 포함되지 않던 소프트웨어 부가가치통신업 도시가스 배관사업
등이 새로 포함됨으로써 92년의 경제성장률이 4. 7%에서 5. 0%로 높아진
것이 좋은 예이다.

또한 GNP는 교통 환경 교육 주택등을 포함한 삶의 질을 정확히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경제체제가 다른 경우 단순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GNP규모가
세계에서 몇위라는 식의 자랑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그러나 이같은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GNP추계는 우리에게 몇가지
시사점을 주고있다. 첫째는 경기회복국면과 관련하여 신중한 정책운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분기별 경제성장률을 보면 지난 92년 4.4분기를
바닥으로 경기회복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조업의 성장기여율은 지난해 3.4분기까지만 해도 92년의 29. 1%에
못미치는 24. 3%에 머물렀으며 설비투자증가율도 0. 2%에 불과했다.

따라서 국내경기가 회복단계를 지나 확장국면에 있다는 중앙은행총재의
최근 판단은 다소 성급한 감이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올해
하반기에나 설비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므로 기업의 자금수요증가에
대비해 통화공급여력을 비축해야 시중금리급등이 설비투자확대를 저해하는
일을 예방할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경제성장의 내용을 보면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부문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같은 제조업에서도 중화학공업이 높은 성장률을
보인데 비해 경공업은 마이너스성장을 나타내는 양극화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현상을 산업구조고도화라고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고 생각된다.

산업구조고도화는 첨단기술개발및 독창적인 디자인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지 임금이 올라 가격경쟁력이 없다고
산업중심이 중화학공업으로 옮아 가는 것은 아니다. 또한 제조업에 비해
서비스부문의 비중이 크다고 경제의 조로화를 걱정하는 것도 지나친
생각이라고 본다. 서비스부문에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운수창고 통신 금융보험 등은 국가경쟁력강화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최근의 높은 제조업가동률과 지지부진한 설비투자를 생각할때
국내경기가 본격적인 확장국면에 들어갈 경우 자칫하면 공급애로에 편승한
물가상승심리가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자극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