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스톱제는 작업자가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견한 품질불량을 없애기
위해 언제라도 생산라인을 중단시킬수 있는 제도이다. 품질관리팀에서 불량
여부를 검사하기 이전에 생산라인근로자들이 직접 제품불량을 개선할수 있는
신경영기법이다. 모든 작업자들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생산라인을 중단
시킬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하며 라인이 중단됐을때 신속하게 대처할수 있는
조직도 갖춰야 한다.

삼성전자 수원공장 냉열기사업부는 지난해 7월부터 라인스톱제를 본격적
으로 도입했다. 냉장고생산라인에 근무하는 모든 근로자들 머리위에는
빨간색과 노란색의 경광등이 각각 달려있다. 노란색 경광등과 연결된 줄을
잡아당기면 노란 불빛을 내며 벨소리가 난다. 이경우 생산라인은 계속 돌아
간다. 생산자재가 부족하거나 시간내 작업을 못마쳐 감독자의 도움이 필요할
경우 근로자들은 노란색 경광등과 연결된 줄을 당긴다.

빨간색 경광등이 켜질때에는 전공정의 라인이 중단된다. 근로자들이 품질
불량때문에 작업을 더이상 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할 경우 빨간색 경광등을
울린다. 라인이 스톱되면 작업반장등 해당라인관계자들이 모여 불량원인을
없애야 한다. 이들이 불량문제를 해결할수 없을때에는 설계 생산 기술 구매
부품검사 품질보증 출하검사부서등 7개부서관련자들로 구성된 전담팀이
나서게 된다. 라인을 스톱시킨 부서에서 CATV와 연결된 품질생산시스템
(QMS)전광판에 라인명과 불량요인을 써넣으면 "띵똥" 소리와 함께 전광판에
불이 들어오고 전담팀은 전광판이 켜진후 3분이내에 라인이 중단된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 3분이 지나도 전담팀관계자들이 모이지 않을 경우 "띵똥"
소리는 더 커지게 되며 6분이 지나면 공장전체가 시끄러워 일을 못할 정도가
된다.

삼성바이오냉장고 "5계절"을 생산하는 F라인에서는 지난달 16일 오전9시
10분 라인이 중단됐다. 출하검사를 하는 장양수씨가 냉장실내 특선실용기가
깨진것을 발견, 빨간색 경광등과 연결된 줄을 잡아당겼기 때문이다. F라인
작업반장인 정호영씨는 라인근로자들만으로는 특선실용기깨짐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 QMS전광판에 라인명과 불량요인을 입력했다. 김상순구매
과장등 7명으로 구성된 F라인전담팀은 전광판이 켜진후 3분내에 F라인에
모였다. 이들은 김치통을 특선실에 넣는 과정에서 무리가 발생해 용기가
깨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선실용기 밑바닥이 무게를 견디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었다.

F라인전담팀은 이같은 원인을 근본적으로 없애기위해 앞으로 김치통을
냉동실에 넣기로 했다. 전담팀은 김치통을 냉동실에 고정시키는데 쓰이는
스티로폴을 마련할때까지 특선실깨짐현상을 막기위해 임시대책으로 생산
전제품에 대해 특선실깨짐여부를 검사하기로 결정하고 라인을 다시 가동
시켰다.

라인이 중단된 기간은 10분. 새로 맞춘 스티로폴이 18일부터 마련돼
이날자로 김치통위치를 특선실에서 냉동실로 바꿨다.

삼성전자 냉열기사업부는 지난해7월 라인스톱제를 실시한이후 생산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월11만대의 냉장고
를 생산했으나 라인스톱제를 도입한 7월과 8월에는 3,4일씩 라인가동이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8만대수준으로 감소했다. 반면 서비스센터에 신고
되는 불량률은 92년 2.37%에서 지난해 1.17%로 낮아졌다.

냉열기사업부 박철수과장은 "근로자들이 작업도중 문제가 발생할때마다
라인을 중단할수 있어 불량률이 낮아졌다"며 "라인스톱 실시초기 80%에
머물렀던 생산물량도 이제는 정상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고 밝혔다.

<현승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