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쟁력강화] (26) 미국 (5) 살아남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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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샌프란시스코인근 실리콘 밸리. ''매킨토시'' 시리즈로 컴퓨터
업계에 돌풍을 몰고왔던 애플사가 또하나의 태풍을 예고하는 중대발표를
했다. 시판되고 있는 노트북 PC의 판매가격을 대당 2천4백달러로 2백달러
이상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한 것.
애플의 노트북 PC는 컴퓨터 라이벌들인 IBM및 불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마이크로 프로세서 ''파워 PC''를 내장한 신개발품. 컴퓨터회사들이 반도체
를 공동으로 개발한 것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공급을 독점하다시피해온 인텔
사의 입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에서였다. 인텔사가 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인 ''펜티엄 칩'' 공급을 앞세워 컴퓨터회사들을 떡주무르듯
주물러온데서 겪는 ''설움''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것은 애플 IBM등 3사는 컴퓨터시장을 놓고 자웅을 겨뤄온
라이벌들. 미국 컴퓨터업계에서는 이같은 애플과 IBM의 ''인텔 두들겨패기
합작''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텔사는 바로 IBM의 지원으로 오늘의
위치에 올라선 ''형제회사''였기 때문이다.
지난81년 IBM으로부터 마이크로칩 분야를 넘겨받아 고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던 인텔이 이번에는 다른 ''동맹군''들을 끌어들인 IBM으로부터
뒤통수를 맞게된 셈이다. 반면 애플사는 소형컴퓨터분야에서 IBM을 괴롭
혀온 경쟁자다. 기업의 사활까지 걸린 무한기술경쟁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서로 등을 돌리고 있던 라이벌들이 손을
맞잡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치열한 기술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적도 동지도 가리지 않는 파격의
합종연형. ''미국재계의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 (카를로비조네 컴팩사
부사장)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갈수록 확산되는 미기업간 전략적 제휴는
산업의 판도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특정 기술개발을 겨냥한 기업간 수평적 제휴는 이른바 ''21세기형 산업''
으로 불리는 우주항공 멀티미디어등 첨단기술분야에서 일파만파의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인공위서을 통해 세계를 하나의 통신망으로 연결한다''는
그랜드플랜아래 미우주항공회사인 레이던과 통신서비스업체인 스프린트,
일본 소니등 20여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토로라사 주도의 ''이리듐
프로젝트''가 그 대표적 예.
슈퍼컴퓨터업체인 컨빅스사는 전세계에 폭넓은 컴퓨터유통망을 확보
하고 있는 휴렛팩커드사에 슈퍼컴퓨터제조기술을 지원하는 대신 자사
제품의 마케팅을 위탁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 ''대를 얻기위해 소를
버리는'' 모험에 나섰다. 워크스테이션업체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사는 최대
라이벌인 일본 마쓰시타사와 손잡고 멀티미디어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시작했다. 반도체회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사는 일본 히타치사와 64메가
D램 상용화기술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국내업체들끼리는 물론이고 세계시장에서의 최대라이벌인 일본업체들에
까지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서슴없이 ''제휴''의 손을 벌리는 것이 요즘의
미국기업들이다. 이는 미/일간 산업전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자동차부문에서도 예외없이 나타난다. 제너럴 모터스(GM)가 소형차부문
에서 일본 도요타사의 생산관리기법을 받아들여 호주등 제3국시장에 공동
진출하고 있다든지 포드자동차가 일본 마쓰다와 트럭등을 공동개발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미국연방정부 주도로 지난88년 설립돼 작년까지 15억달러가 투자된
''세마테크''는 미국내 반도체관련업체들이 총망라해 참여하고 있는 ''범
국가적'' 전략적 제휴의 전형이다. 메모리반도체의 대일의존도 탈피를
목표로 결성된 이반도체연구개발조합은 90년 4메가D램, 지난해 16메가
D램을 개발한데 이어 요즘엔 64메가D램 제조기술개발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1백14%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세계
워크스테이션시장의 39.4%를 점유하고 있는 선 마이크로시스템사는 또
다른 유형의 ''전략적 제휴''로 오늘의 위치에 오른 회사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자사가 개발한 기술을 후발경쟁업체들에 전수하는
''수직형 전략적제휴''를 사업전략의 트레이드마크로 삼고 있다. 핵심부문
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술을 업계에 공개하는 대신 이들 기술을 이용하는
업체들에 자사제품을 표준으로 삼아 제품을 생산토록 유도, 시장을 확대
해온 것이다.
이처럼 전략적 제휴의 양태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인 출발점은 똑같다.
신기술개발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제품라이프사이클이 대거 단축돼 기업
단독의 기술개발비용 부담이 과중해지고 있고 그만큼 위험부담도 높아짐
에 따라 ''공멸보다는 선택적 제휴를 통한 공존''을 택하자는 것. "외견상
경쟁업체와 힘을 합치는 형식이지만 궁극적으론 ''나''를 지키자는 것"
이라는게 테렌스 록 컨빅스사사장의 ''전략적 제휴론''.
미국기업들의 이러한 전략적 제휴붐은 국내기업과 같은 ''기술후발업체''
들엔 첩첩의 기술진입장벽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종섭 현대전자 미국법인사장(전무)은 "기업간 비교우위분야의 기술
물물교관을 전제로 하는 전략적 제휴는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독보적
기술이 있을 때만이 가능한 것"이라며 "기술후발주자인 한국등 개도국
기업들은 이런 전략적 제휴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어 기술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업계에 돌풍을 몰고왔던 애플사가 또하나의 태풍을 예고하는 중대발표를
했다. 시판되고 있는 노트북 PC의 판매가격을 대당 2천4백달러로 2백달러
이상 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한 것.
애플의 노트북 PC는 컴퓨터 라이벌들인 IBM및 불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마이크로 프로세서 ''파워 PC''를 내장한 신개발품. 컴퓨터회사들이 반도체
를 공동으로 개발한 것은 마이크로프로세서 공급을 독점하다시피해온 인텔
사의 입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에서였다. 인텔사가 고성능
마이크로프로세서인 ''펜티엄 칩'' 공급을 앞세워 컴퓨터회사들을 떡주무르듯
주물러온데서 겪는 ''설움''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것은 애플 IBM등 3사는 컴퓨터시장을 놓고 자웅을 겨뤄온
라이벌들. 미국 컴퓨터업계에서는 이같은 애플과 IBM의 ''인텔 두들겨패기
합작''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텔사는 바로 IBM의 지원으로 오늘의
위치에 올라선 ''형제회사''였기 때문이다.
지난81년 IBM으로부터 마이크로칩 분야를 넘겨받아 고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던 인텔이 이번에는 다른 ''동맹군''들을 끌어들인 IBM으로부터
뒤통수를 맞게된 셈이다. 반면 애플사는 소형컴퓨터분야에서 IBM을 괴롭
혀온 경쟁자다. 기업의 사활까지 걸린 무한기술경쟁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고, 서로 등을 돌리고 있던 라이벌들이 손을
맞잡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치열한 기술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적도 동지도 가리지 않는 파격의
합종연형. ''미국재계의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 (카를로비조네 컴팩사
부사장)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갈수록 확산되는 미기업간 전략적 제휴는
산업의 판도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특정 기술개발을 겨냥한 기업간 수평적 제휴는 이른바 ''21세기형 산업''
으로 불리는 우주항공 멀티미디어등 첨단기술분야에서 일파만파의 기세로
확산되고 있다. ''인공위서을 통해 세계를 하나의 통신망으로 연결한다''는
그랜드플랜아래 미우주항공회사인 레이던과 통신서비스업체인 스프린트,
일본 소니등 20여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토로라사 주도의 ''이리듐
프로젝트''가 그 대표적 예.
슈퍼컴퓨터업체인 컨빅스사는 전세계에 폭넓은 컴퓨터유통망을 확보
하고 있는 휴렛팩커드사에 슈퍼컴퓨터제조기술을 지원하는 대신 자사
제품의 마케팅을 위탁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 ''대를 얻기위해 소를
버리는'' 모험에 나섰다. 워크스테이션업체인 선 마이크로시스템사는 최대
라이벌인 일본 마쓰시타사와 손잡고 멀티미디어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시작했다. 반도체회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사는 일본 히타치사와 64메가
D램 상용화기술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국내업체들끼리는 물론이고 세계시장에서의 최대라이벌인 일본업체들에
까지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서슴없이 ''제휴''의 손을 벌리는 것이 요즘의
미국기업들이다. 이는 미/일간 산업전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자동차부문에서도 예외없이 나타난다. 제너럴 모터스(GM)가 소형차부문
에서 일본 도요타사의 생산관리기법을 받아들여 호주등 제3국시장에 공동
진출하고 있다든지 포드자동차가 일본 마쓰다와 트럭등을 공동개발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미국연방정부 주도로 지난88년 설립돼 작년까지 15억달러가 투자된
''세마테크''는 미국내 반도체관련업체들이 총망라해 참여하고 있는 ''범
국가적'' 전략적 제휴의 전형이다. 메모리반도체의 대일의존도 탈피를
목표로 결성된 이반도체연구개발조합은 90년 4메가D램, 지난해 16메가
D램을 개발한데 이어 요즘엔 64메가D램 제조기술개발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1백14%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세계
워크스테이션시장의 39.4%를 점유하고 있는 선 마이크로시스템사는 또
다른 유형의 ''전략적 제휴''로 오늘의 위치에 오른 회사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자사가 개발한 기술을 후발경쟁업체들에 전수하는
''수직형 전략적제휴''를 사업전략의 트레이드마크로 삼고 있다. 핵심부문
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술을 업계에 공개하는 대신 이들 기술을 이용하는
업체들에 자사제품을 표준으로 삼아 제품을 생산토록 유도, 시장을 확대
해온 것이다.
이처럼 전략적 제휴의 양태는 다양하지만 기본적인 출발점은 똑같다.
신기술개발이 급속도로 이뤄지면서 제품라이프사이클이 대거 단축돼 기업
단독의 기술개발비용 부담이 과중해지고 있고 그만큼 위험부담도 높아짐
에 따라 ''공멸보다는 선택적 제휴를 통한 공존''을 택하자는 것. "외견상
경쟁업체와 힘을 합치는 형식이지만 궁극적으론 ''나''를 지키자는 것"
이라는게 테렌스 록 컨빅스사사장의 ''전략적 제휴론''.
미국기업들의 이러한 전략적 제휴붐은 국내기업과 같은 ''기술후발업체''
들엔 첩첩의 기술진입장벽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종섭 현대전자 미국법인사장(전무)은 "기업간 비교우위분야의 기술
물물교관을 전제로 하는 전략적 제휴는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독보적
기술이 있을 때만이 가능한 것"이라며 "기술후발주자인 한국등 개도국
기업들은 이런 전략적 제휴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어 기술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