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악의 통신마비사태를 초래했던 서울 종로구 종로5가 지하통신구 화
재사고는 통신구내 자동배수펌프의 이상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화재사고의 원인을 수사중인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10일밤 11시께 한
국통신 서울사무소 건설국 직원 강영구씨(49.서울 노원구 하계동 미성아파
트 2동 1107호)를 철야조사, "강씨로부터 ''사고 직전 통신구의 배수펌프
작동 계기판에 ''이상''램프가켜져 통신구 문을 여는 순간 고무타는 냄새가
났다''는 진술을 받아냈다"면서 "따라서 이번 화재는 일단 배수펌프 이상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강씨는 경찰에서 "10일 오후 순회근무를 마치고 종로5가 통신구 직원 대기
실에서 계기판을 점검하던 중 오후 3시께 물의 만수 여부를 표시하는 상.하
경부램프와 펌프 작동램프에 모두 불이 들어온 순간 갑자기 형광등이 점멸
하고 전화가 불통되는등 전기 공급에 이상현상이 일어났다"고 진술했다.
강씨는 이에따라 대기실에서 나와 부근 다방에서 자신이 소속된 신설동전
화국에 전화를 걸어 통신구 작업여부를 문의, 작업구간이 없음을 확인하고
오후 3시 30분께 사고구간의 통신구 출입문을 열자 고무타는 냄새와 연기가
새어 나와 동료들에게 화재사실을 알렸다는 것이다.
강씨는 이어 정확한 사고지점을 파악하기 위해 인근 을지로6가 대기실직원
과 연락을 취한 뒤 통신구밖으로 나와보니 이미 종로5가 순흥한의원쪽 57번
통신구와 인접한 지하철 환풍구에서 불길과 연기가 치솟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불이 나기 전 배수펌프 계기판에 이상이 발견됐고 이로인해 형광
등이 점멸했다는 강씨의 진술과 *그동안 배수펌프 고장으로 수차례 펌프를
교체한 점등에 비춰 자동배수펌프의 과열등 이상에 따라 불이 났을 가능성
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외부공사도중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