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이, 그것도 창업4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비철강인으로 전격교체된
포항제철의 장래에 지금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심은 포철내부보다
일반국민들 그리고 경제계에서 더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시에 그 내용은
기대반 불안반으로 뒤섞여 있는 듯하다.

포철은 한국의 국력과 경제적 위상을 대내외로 대변하고 상징할만한 국민
기업이다. 지난해 철강생산량이 2,234만t(조강기준)으로 신일본제철에 이어
세계제2위의 철강회사이고 단위제철소 규모로는 서방세계에서 나란히 1위
(광양), 2위(포항)에 올라있는 포철에 대한 높은 국민적 관심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런 포철이기에 신임 김만제회장의 책무는 실로 막중하다고 해야 한다.
포철로 하여금 세계적 기업으로서의 위상과 능력을 계속 지키면서 국내적
으로는 어느 대기업 어느 제조업 분야보다 전후방연쇄효과가 큰 포철의
국민경제내 역할에 추호의 흔들림이나 틈새도 생기지 않게 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포철의 장래를 위해 가장 중요하면서 제일 먼저 서둘러 해야할 일은 사장
과 기타 임직원의 후속인사이다. 신속하면서 공정하고 잡음없는 인사로
내부의 불안과 동요를 한시바삐 진화하고 새출발을 해야 한다.

전임회장과 사장간의 불화설속에 개편가능성과 심지어 영입될 일부 외부
인사들의 이름까지 소문으로 나돌던중에 낙점된 김회장의 기용은 일단
무난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제부터다. 포항
광양의 두 제철소가 핵심인 모기업은 말할것 없고 20개의 국내및 6개의
해외 자회사와 50여개의 협력회사에까지 직접 혹은 간접으로 파급될 후속
인사에 일차적인 포철장래의 만사가 걸려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포철의 이번 변신은 한마디로 박태준등식의 청산을 향한 문민정부의
두번째 행보이다. 박씨의 퇴진에 이어 마침내 그 흔적을 명실이 상부하게
정리하려는 노력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인사는 광범위하고 상당기간에
걸쳐 계속될 공산이 짙다. 동시에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따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동요와 갈등이 우려되는 것이다.

김철수 상공자원부장관은 "더이상의 외부인사기용은 없을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외부입김까지를 배제한것은 아닐 것이라는 해석이 이번
인사의 강한 정치적 성격과 함께 지배적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회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과감한 경영혁신과 개혁"이 미래의 포철경영
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날지 국민은 비상한 관심을 갖고 주시할
것이다. 우선 후속인사에서 그 가닥을 잡을수 있을 것이라는게 우리 생각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