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EU시장에서 우리나라 제품의 경쟁력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일본시장의 경우 경쟁력을 갖춘 품목은 농산물 섬유 신발등 극소수에
불과하고 지난 3년동안 수입의존상태에서 수출비교우위상태로 돌아선 품목
은 철강과 가전 2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8일 내놓은 "우리나라 주요제품의 비교우위 분석"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경쟁력지수(ICPI)를 이용해 우리나라 주요제품의
국제경랭력을 조사한 결과, 지난 10년간 우리의 수출주력시장인 미국 일본
EU에서의 경쟁력이 모두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경쟁력지수란 특정한 업종이나 상품이 수출에 특화돼 있는지 수입에
특화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수.

무역특화지수로도 불리는 이 지수는 일정기간중 특정국가와 교역한 상품의
순수출액을 총수출입액으로 나눈 것이다.

즉 이 지수가 -1인 경우는 그 상품이 완전수입특화 상태여서 국제경쟁력이
거의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1인 경우는 완전수출특화 상태로 경랙력이
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0은 비교우위가 중립적인 상태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주요 품목을 대상으로 지난 80년부터 93년까지의
국제경쟁력지수 변화추이를 지역별로 분석했다.

이 중 대일부문을 보면 일본에 대한 국제경쟁력지수는 80~83년 -0. 282,
84~87년 -0. 266, 88~90년 -0. 514로 다소 개선되는 듯 했으나 91~93년엔
다시 -0. 263까지 하락,경쟁력이 "바닥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섬유 신발 완구 농산물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품목이
경쟁력이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철강과 가전이 약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나 이들 품목의
세계경쟁력에는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우리의 주력수출시장이던 일본에 대한 수출비중이 89년 22%에서
93년엔 14%정도까지 떨어진 것이 우연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이나 EU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은 84~87년 0. 302까지 올라갔다가 91~93년엔 -0. 002까지 떨어졌고
EU도 80~83년 0. 208에서 91~93년 -0. 027로 수직하강을 계속했다.

결국 3대 선진국시장중 "마이너스" 아닌 "플러스"경쟁력을 갖춘 곳이
한군데도 없다는 얘기다.

한편 91~93년 품목별 경쟁력 분석결과를 살펴보면 자동차 선박 가전
기능부품등은 일본을 제외하곤 전세계에서 비교우위가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철강 유.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반도체등도 대체로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비해 유.무기화학품 소프트웨어 계측기기 일반.정밀기계 항공기및
관련부품등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80년대초에 비해 오히려 수입의존도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렇듯 선진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원인이
소비자의 욕구(니즈)에 맞는 상품개발을 소홀히 한데 있다고 지적,기술
개발을 통해 이들의 욕구에 맞는 상품개발에 충실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부가가치제품들의 대일경쟁력을 갖추지 않고는 대일무역적자의
심화를 피할 길이 없는 만큼,핵심부품과 중간재상품의 수출을 늘리고
수출상품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기업활동을 제약하고 국제화추세에도 위배되는 각종
규제를 과감히 완화,우리기업들이 세계 일류기업과 경쟁하는 데 최소한
불리하지는 않게 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