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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393)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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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소리를 하고있는 거요? 안되오!" 이와무라는 발칵 화를 내듯
    내뱉었다.
    가드링건 두 개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는 것이 그것은 넘겨주고
    싶지 않은게 분명하고 미니엘총과 대포도 요구한 수량의 절반밖에 못
    내놓겠다면서 그것도 즉시 실행하는게 아니라 열번동맹의 설득에 실패할
    경우라는 조건을 달다니 이 건방지고 노회한 촌놈을 언제까지나 상대하고
    싶지가 않아서 마지막으로 한번 더.

    "우리가 요구한대로 즉시 시행하겠소. 안하겠소?"하고 단호한 어조로
    물었다.
    가와이는 얼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왜 대답이 없소? 그렇게 하겠소. 안하겠소?" "그건 좀. 우리 번의 입장도
    생각해 주셔야지요" "입장은 무슨 놈의 입장이란 말이오? 칠만석의 조그마한
    번이 말이 너무 많소. 중립이 뭐요. 중립이" 냅다 내뱉고서, "이제 끝났으니
    가시오!"하며 이와무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러자 뒤에 앉았던 세 사람의 젊은 무관들도 따라서 얼른 일어났다.

    "왜 이러십니까? 진정하시고 잠시만 더 얘길 합시다" 가와이는 돌아서 방을
    나가려는 이와무라를 무릎걸음으로 후닥닥 다가가서 그의 하오리 뒷자락을
    잡았다.

    "이거 놓아요!" 냅다 그만 이와무라는 뒤를 돌아봄과 동시에 발길로 차듯
    가와이를 밀어서 뿌리쳐 버렸다.
    가와이는 방바닥에 힘없이 넘어졌다.

    "헛헛허.꼴 좋군" "중립노선 어디 한번 지켜 보시지""싸움터에서 만납시다"
    세 젊은 무관은 저마다 한마디씩 내뱉고 웃어대며 이와무라의 뒤를 따라
    방에서 나가 버렸다.
    힘없이 몸을 일으킨 가와이는 망연자실한 그런 표정으로 잠시 그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러다가 새파란 녀석들에게 당한 치욕을 견딜 수가
    없는듯 온통 이맛살을 찌푸리며 뿌드득 이를 갈았다.

    방바닥에 탄원서는 마치 패배의 잔해처럼 아무렇게나 굴러 있었다.

    "음-" 무너지는 듯한 무거운 신음소리를 토하며 가와이는 그것을 집어들었다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냅다 한가운데를 짝 찢었다. 두
    조각이 된 탄원서를 다시 네 조각으로 찢어서 북북 마구 구겼다. 그리고 방
    바닥에다가 내동댕이 치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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