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 연휴를 맞아 2천6백만여명에 이르는 귀성객들의
대이동은 비와 폭설등으로 고속도로와 국도등에서 대혼잡을 빚었다.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후부터 고속도로와 국도에는 쏟아져 나온 귀성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극심한 체증현상을 빚었으며, 특히 이날밤
과 9일 전국적으로 내린 폭설로 교통혼잡을 가중시켰다.
또 터미널과 역, 공항 등은 설빔을 곱게 차려 입고 선물꾸러미를 손에
든 귀성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 고속도로=이날 오전 11시께부터 귀성차량이 몰려든 경부고속도로는
오후 들어 차량들이 밀리기 시작해 수도권 구간에서 시속 20~30km의 거북
운행을 했으며 9일에는 눈이 많이 내려 일부구간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귀성차량이 본격적으로 몰려들기 시작한 오후 4시께부터는 경부고속도
로 진입로인 서울 한남대교 남단부터 궁내동 톨게이트와 오산 구간이 거
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이런 정체현상은 9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중부고속도로도 하남인터체인지부터 정체가 시작돼 호법인터체인지까지
차량들이 꼬리를 물어 시속 20km를 밑도는 심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이에 따라 평소 2시간 걸리던 서울~대전이 7~8시간씩 걸리는 등 대부분
구간이 평소의 3배 이상씩 걸렸다.
<> 터미널.역.공항=13일까지 입석을 포함한 모든 열차표가 매진된 서
울역에서는 승차권을 미처 구입하지 못한 귀성객들이 몰려들어 밤늦게까
지 심한 혼잡을 빚었다. 또 역주변에서는 전세버스들이 호객행위를 벌이
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역에서는 귀성객 수송을 위해 경부선 8개 열
차를 비롯해 28개 열차편 2백33량의 객차를 증편했다. 철도청은 이날 하
룻동안 16만8천여명이 열차편으로 서울을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했다.
강남고속터미널에도 오전부터 뒤늦게 표를 구하려는 귀성객들로 큰 혼
잡을 빚었으며 터미널 주변에는 관광버스가 길게 늘어서 갑절 이상의 바
가지 요금을 받으며 호객행위를 해 교통혼잡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또 김포공항에도 평소보다 50% 가량 늘어난 3만여명의 귀성객들이 이날
여객기편을 이용해 서울을 빠져나갔다.
국내선 청사는 오후부터 귀성객들이 몰리기 시작했으며, 항공사쪽이 65
편의 특별기를 편성해 승객 수송을 도왔으나 일부 귀성객들은 표를 구하
지 못해 발을 구르기도 했다.
<> 기업체.공단=대기업과 공단 입주업체 등은 대부분 이날 단축근무를
실시해 오후부터 노동자들의 본격적인 귀향이 시작됐다.
1천4백여 업체가 입주해 있는 구로공단에서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오전
근무를 마친 뒤 3~5일 간의 설날 휴무에 들어갔다.
섬유업체인 세계물산 노동자 2백여명은 회사쪽에서 마련해준 전세버스
5대에 나눠타고 귀향길에 오르는 등 8천여명의 노동자들이 2백여대의 전
세.회사버스를 이용해 고향을 찾았다.
공단에 따르면 입주업체들 가운데 70% 가량인 9백75개 업체가 5일간의
휴무를 실시하며, 7백73개 업체에서 노동자들에게 상여금 100%를 지급했
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으로 상여금을 주지 못한 업체도 3백4곳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