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어떤 조찬모임에 나갔다가 통화당국자로부터 최근의 경제형편과
올해의 중점시책에 대한 강연을 들은적이 있다. 제조업체에 근무하면서
공업학교에 입학한 기분으로 일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그날의 강연에서
올해의 통화시책방향에 대해 어렴프시나마 윤곽을 파악할수 있어야만
값진 것이 아니었다.

그럴때 주위의 동료들은 뭐 화끈한 좋은 얘기도 없고 또 금리를 어떻게
해준다는 확실한 언질도 없다면서 실망하고 총총히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봤다.

해외주재원시절 경험한 일이지만 주재발표나 세미나에 참석한 기업인들의
표정은 너무나 진지했다. 당국자의 어떤 모임의 표현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그뒤에 숨어있는 생각이나 변화,느낌을 잡으려고 뻔한 이야기에도
귀를 기우리는 숙연한모습,이들은 실제로 감도 잘잡고 각자 돌아가 보고할
이야기거리들도 잘 챙기는 것을 보면서 많은것을 배울수 있었다.

이런점에서 소위 고지와 미조정(Announcl-ment Effect Fine turning
Effect)의 효과가 생각난다.

증권시장에서 어떤 호재가 알려질때 그것이 주가에 미치는 효과도
고지효과라고 할수있다. 그러나 지금 필자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이런 것이다.

예컨데 어느 당국자가 현재의 경기국면에 대한 판단이나 금리에 대한
함축적인 언급을 했다고 하자 이때 각 업체는 이를 재빨리 알아듣고 각자의
사업에 조금이라도 반영했다면 고지에 대한 미조정이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좀더 확대해석하면 우리나라의 입법실명제나 영남은행이 파운드화의
화폐단위를 바꾸기 위하여 5년전에 그 사실을 국민들에 알려지고 국민들이
이에 맞추어 준비할수 있도록 한점도 고지에 대한 미조정의 범주에 포괄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적으로 자율의 낭비도 줄일수 있을뿐
아니라 서로서로 더 편하게 살수도 있지 않겠는가하고 생각해 본다.

단 정부는 정부대로 민간쪽의 미조정과정을 놓치지말고 빨리 파악,조그만한
시책 하나하나에 반영해주는 일련의 휘드백과정이 합심시심으로 이루어질수
있을때 민.관이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대성을 풍요롭게 만들수 있게 많을
까. 서로 감을 잡지 못한결과에서 엉뚱한 사업계획이 빚은 그많은 불행과
낭비를 생각해 보라.

어차피 세상은 서로 감을 주고 받으며 사는 것이고보면 서로 알아들을 수
있도록 자세하게 알려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