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강도 검거를 위한 경찰의 특별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경찰이 도난
차량 옆에서 불심검문에 걸린 4인조 강도 용의자를 파출소로 연행해 신원
만 확인한 뒤 풀어줬다 뒤늦게 수사에 나선 사실이 28일 밝혀졌다.
절도 전과자 한명이 낀 이들 4인조는 경찰에서 거짓으로 집 전화번호와
주소를 대고 풀려난 뒤 행방을 감췄다.
<> 검문=서울 관악경찰서 봉천9파출소 소속 송영일 이상옥 순경은 지난
24일 오전 1시30분께 서울 관악구 봉천9동사무소 근처 골목길에 세워진
서울1 주1637 은빛 쏘나타 승용차를 발견했다.
차에 열쇠가 꽂힌 채 차 안에 온기가 남아 있는 것을 수상히 여긴 송.
이 순경은 차에서 15m 떨어진 곳에서 잠복근무중 15분쯤 뒤인 오전 1시45
분께 차에 접근하는 곽아무개(23)씨와 김아무개(22)씨, 송아무개(20)씨
등 3명을 붙잡아 봉천9파출소로 연행했다.
경찰은 차적조회를 통해 이 차가 지난 20일 오전 6시30분께 박아무개(25.
여.관악구 봉천9동)씨가 출근하기 위해 집앞에 열쇠를 꽂아둔 채 세워놓았
다가 도난당한 차임을 확인하고 26일 차를 주인인 이씨에게 되돌려 줬다.
<> 조사=파출소로 연행된 이들 3명은 "자정께 관악구 봉천9동에 사는
친구 이아무개(23)씨 집에 놀러가 비디오를 보며 놀다 귀가하는 길이었다
"며 도난차량과 무관함을 주장했다. 곽씨는 특히 이 과정에서 나머지 2
명의 진술을 도중에 끊는 등 우두머리 행세를 했다.
김씨와 송씨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카페에서 웨이터로 함께 일해오
다 2주일 전부터 휴가를 내 쉬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에 따라 이씨를 파출소로 불러 사실을 확인하고 신
원조회에서 김씨가 절도전과가 있을 뿐 수배사실이 없자 연락처만을 받아
낸 뒤 이들을 모두 풀어줬다.
<> 늑장수사=봉천9파출소는 이들을 돌려보낸 사흘 뒤인 지난 27일 관악
서에 4인조 강도사건 용의자를 조사했다는 첩보보고를 올렸다.
이 보고서는 "곽씨가 전남 함평 출신으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데다 나머
지 3명의 인상착의와 나이가 최근 잇따르고 있는 4인조 강도사건 용의자와
비슷하다"며 "이들의 주거가 일정하지 않고 직장에서 한꺼번에 2명이나 동
시에 휴가를 내 떠돌아 다니는 점 등이 수상하다"고 보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곽씨가 주거지와 연락처를 묻는 과정에서 횡설수설하고 이
씨는 애인 김아무개(23)씨의 집을 주거지로 거짓진술했다"고 밝혔다.
관악서는 이에 따라 27일 오후부터 강력반을 투입하는 등 뒤늦게 본격
수사에 나섰으나 이들이 진술한 집 전화번호와 주소지가 사실과 다른 것
으로 밝혀져 이틀째 정확한 소재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또
김씨와 송씨가 자신들의 직장이라고 진술한 카페의 위치를 확인했으나
이들이 행방을 감춰 실제로 이들이 이곳에서 일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