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이철희 장영자씨와 관련된 30억원의 불법 예금인출 사고가 발
생하는 등 이.장씨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이 이번 사
건과 관계된 9개 금융기관 10개 점포에 대한 일제 특별검사에 들어갔다.
은행감독원은 21일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이촌지점, 동화은행 삼성동출
장소, 장기신용은행 잠실지점, 농협 신용산지점, 평화은행 수유동지점,
주택은행 부산대연동지점과 삼보.대아.민국상호신용금고에 대해 이날부
터 검사반을 투입해 특별검사에 들어갔다고 공식발표했다.
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또 사건 관련 혐의가 있는 벽산, 한일, 강남 상
호신용금고와 이.장 부부가 변칙 자금 조성을 위해 간판회사로 내세운
것으로 보이는 대화산업(대표 이철희) 이벤트 꼬레(대표 김주승) 대명산
업(대표 이회재) 포스시스템(대표 조평재) 부산화학(대표 박근보) 등 5개
사에 대해서도 검사를 벌여 불법혐의가 드러나면 검찰에 고발조처할 것이
라고 밝혔다.
은행감독원과 서울신탁은행에 따르면 서울신탁은행 압구정지점에서 지
난해 10월25.26일 이틀 사이에 30억원이 입금 직후 예금주 인감없이 부
당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르면 10월25일 오후 4시30분께 사채업자 하아무개(58.여)씨가
실명의 저축예금통장을 개설하고 10억원을 입금시켰으며, 1시간 뒤인 오
후 5시30분께 지난해 4월까지 압구정지점장을 지낸 김칠성씨(현 신탁은행
관리부 관리역)가 하씨의 통장을 갖고 와 인감 날인 없이 9억원을 인출했
다.
또 하루 뒤인 26일에는 하씨의 남편 원아무개씨가 자기 이름의 보통예
금통장을 개설해 20억원을 입금시켰는데 몇 시간 뒤 김칠성씨가 다시 하
씨와 원씨의 통장 2개를 들고 와 잔액 21억원을 같은 방법으로 모두 찾아
갔다.
신탁은행은 자체조사 결과 김두한 압구정지점장이 김칠성씨가 전임 지
점장이고 예금주인 하.원부부와 평소 아는 사이인데다가 거액의 예금을
조성해 주겠다고 약속해 인감 날인 없이 부당대출을 해준 것으로 드러났
다고 밝혔다.
하.원 부부는 한달 뒤쯤인 11월 말부터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예금
이 인출됐다며 신탁은행에 30억원을 채워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김칠성씨는 첫날 인출한 돈 9억원 가운데 2억1천만원을 이.장 부
도 파문에 관련된 포스시스템(대표 조평재)에 송금했으며, 다음날 21억원
을 장영자씨의 사위 김주승씨가 경영하던 이벤트 꼬레에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