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일성주석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가 사회주의건설에
있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드는 "혁명적 전환의 해"가 될 것임을 강조
하면서 북한식 사회주의 이른바 주체사상의 강력한 무장을 거듭 강조
했다.

김일성은 이같은 전제아래 대내적으로는 경제건설에 최역점을 두는
한편 밖으로는 서방국가들을 포함해 "자주권을 존중하는" 모든 국가들과
적극적인 관계개선을 모색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김주석이 절반가량을 할애한 데서도 볼 수 있듯이 이번 신년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경제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다. 물론 북한은 지난달
개최됐던 노동당 중앙위 전체회의에서도 향후 2-3년간을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완충기로 설정,농업.경공업.무역제일주의를 추진하겠다는
결정을 밝혔었다.

그러나 이번에 김주석자신이 주민생활향상을 가시화할수 있는 경제
건설에 주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또다시 밝힌 것은 다시 말해 경제의
발전없이는 이제는 북한사회도 사상과 혁명투쟁으로 주민을 몰고 가기
에는 어떤 한계에 도달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결과로 밖에 볼
수 없다.

특히 김주석은 대외무역부문에 있어 대외시장의 적극적 개척을 통한
수출증대를 강조하면서 "신용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는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언급했다. 이는 북한의 경제건설에 있어 해외투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해외자본의 유입없이는 실질적인 경제도약의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대내외에 사실상 밝혔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나 업계의 입장에서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북한은 예년보다도 더욱 과격하다 할 정도로 남한의 문민정부를
비난,이런 상황에서 과연 남북협력의 분위기가 성숙되겠는가 하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주석은 신년사에서 국제관계개선은 언급을 하면서도 남북관계개선이나
특사교환문제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북한이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의 핵협상에 있어 한국이 전제조건으로 남북대화를
강력하게 주창,국제공조체제를 유지함으로써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평양의 판단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북한핵문제와 관련,김주석은 북-미협상이 해결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미국이 압력이나 위협을 가할 경우 "재난"을 초래할 것
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재난이라는 "경고"가 그들이 상투적으로 쓰는
표현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의 시각대로 상반기중 대북핵사찰과 북한의
대미관계개선은 어느 때보다도 분위기가 성숙됐다고 보아도 무방할 듯
싶다.

신년사에서 김주석이 밝힌 것을 요약하면 대내적으로는 "혁명과업완수를
위해 경제건설이 필요하다"에서 경제건설이 이룩되어야 혁명과업이 있다는
논리의 변화가 부각됐다는 것, 대외적으로는 점차적으로 "이념"보다
"실리"를 추구하겠다는 외교정책의 선회를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