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당장에 관심을 갖지않는다고해서 그 제품의 수요가 전혀 없을
것으로 쉽게 단정해서는 안된다. 접근방법등의 잘못으로 일시적으로 소비자
가 외면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동양매직(대표 이영서)의 가스레인지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 동양매직은
가스레인지시장에 뒤늦게 뛰어들면서 사그러들어가던 그릴부착제품의 수요
에 불을 다시 붙여 대대적인 히트를 치고 있다.

90년에 그릴부착 가스레인지는 전체 가스레인지시장의 10%미만이었고 선발
업체들은 "이제 그릴제품은 그 수명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후발
주자 동양매직의 생각은 달랐다. 그릴부착 가스레인지가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데는 "무엇인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점된 경쟁사의 큰
시장에 뛰어들어 피터지게 싸우느니 추수뒤의 남의 들판에서 이삭을 줍더라
도 오히려 경작자보다 많이 모으면 될게아니냐는 기분으로 그릴부착가스
레인지가 소비자로부터 기피되는 원인을 세밀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방법으로 동양매직 마케팅팀은 핵심을 쉽게 찾아 낼수 있었다.

식생활의 변화에 따라 생선및 육류등 구이요리에 대한 선호도는 증대할수
밖에 없어 그릴부착가스레인지의 수요는 있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그릴은 용량이 적어 한끼분을 마련하기위해 2~3회의 요리를 해야
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다가 상단으로만 구울수 있어 뒷면을 굽기위해
뒤집어야 하는 불편과 뒤집는 과정에서 음식물이 으깨지는등의 문제점을
찾아냈다.

또 그릴요리때 기름이 벽면에 달라붙어 청소하기가 곤란해 주부들이 이용
을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러한 문제점만 해결하면 오히려
쇠퇴하는 시장이 아니라 떠오르는 시장이 될수있다고 확신했다.

먼저 그릴을 대형화했다. 그대신 한국주부의 신장을 고려,버너상단부를
최대한 슬림화하였고 아울러 버너의 가스분출구가 음식물의 국물에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덮개를 부착했다. 뒤집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상.하
양측에 버너를 채택했다.

91년2월부터 만2년간 약5억원의 개발비가 투자됐다. 이런과정을 거쳐
"동양매직와이드그릴"(모델명:MT310WSN-P)이 93년 2월 선을 보였다. 시장
출시는 5월부터 시작됐다. 소비자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그러나 동양매직
은 서둘지 않았다.

마케팅 전략중의 하나인 "시장굶기기전략"(make the market to be hungry)
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었다. 통상 시장진입시 초도물량을 대거 시장에
깔아두는 것과는 달리 조금 조금씩 부족한듯하게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서
였다. 이같은 전략은 그만큼 와이드그릴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자신했기
때문에 펄칠수 있었다.

이렇게해서 시장출시 8개월만에 4만여대를 판매, 그릴부착가스레인지시장
에서 약40%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는 이변을 가져왔다.

동양매직 와이드그릴의 성공사례는 "시장이 크다고 무조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 보다 기존시장을 재점검해보고 원점에서 재출발하라"는 교훈
을 우리에게 남겨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