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원형극장의 이번 ''닥터지바고'' 공연은 한국의 연극
팬들에게 영혼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 것입니다. 예술의 전당 스탭진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관람석과 무대사이의 구별이 없는 우리극장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성공적인 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읍니다"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무대에 올릴 "닥터지바고"
공연을 위해 지난17일 내한, 연극연습실에서 리허설에 여념이 없는
러시아 모스크바 원형극장의 상임연출가 엘란스카야 에카테리나씨
(64,여)는 여독이 풀리지않은듯 피곤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이번공연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지바고역을 맡은 코시노프 알렉산드르, 라라역의 무레즈노바 이리나등
출연배우18명은 제각기 자신이 맡은 역할을 소화해내는 한편 고전적인
러시아정교회 기도문낭독과 같은 발성과 러시아의 전통적인 로망스,
집시음악 등이 조화된, 독특한 노래를 코러스로 부르는등 예술의 전당
연극연습실은 이들이 연출해내는 리허설의 열기로 가득하다.

모스크바 원형극장은 러시아 공훈예술가이자 연출가인 엘란스카야의
주도로 모스크바 중앙 에르미타쉬 정원에 원형극장을 세우게 되면서
만들어진 극단으로 "닥터지바고"는 4년전부터 현지에서 장기공연중인
이극단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이다.

"닥터지바고"는 러시아혁명의 와중에서 삶을 짓밟히는 러시아지식인의
비극적인 운명과 몰락해가는 지성의 내면생활을 추구한 작품. 구소련의
소설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대표작 "닥터지바고"가 본고장인 러시아의
극단에 의해 국내무대에 올려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있는 이번
공연의 특징은 관객들과의 상호감정교환과 공감대형성을 위해 배우들이
관객사이를 다니며 연기한다는 점과 작품자체의 텍스트에 시인이기도한
작가의 주옥같은 시들을 복합, "시적인 연극"으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엘란스카야씨는 "이렇게 호화롭고 편리한, 좋은 시설의 공연장을
갖고있다는 것은 서울시민들에게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공연장소인 토월극장을 개조해 모스크바원형극장을 서울에
옮겨놓은 것처럼 "뭔가를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는 공연"으로 만들것"
이라고 밝혔다.

서울공연후 이 극단은 진주(29,30일), 창원(94년1월5,6일), 부산
(7,8,9일), 울산(11,12일), 대구(15,16일), 제주(18,19,20일) 등지로
순회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 글 신재섭 기자 사진 강은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