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부 한 구석에 붙여두었던 금전등록기 영수증을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되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조그만 영수증의 윗부분 서너줄이
분간할수 없을 정도로 하나같이 희미하게 인쇄되어 있었다. 선명한 부분은
구입한 금액에 대한 것뿐이었고 사업자등록번호와 대표자명이 있어야할
자리는 지워져 있었다. 심지어 다 알만한 대형건물의 유료주차장 영수증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는 금전등록기 영수증을 발급하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매출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한 것으로 밖에 이해할수가 없다. 단순한
영수증 주고받기 운동보다는 사업자에게는 "발행자가 표시된 영수증 주기"
운동을,국민에게는 "발행자가 표시된 영수증 요구하기"운동을 확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의로 금전등록기 영수증의 사업자등록번호를 지우거나 분간할수 없도록
조작되지 않도록 해당관청의 적극적인 행정지도도 아울러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정열 (한국조세연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