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저녁,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공연 시작 전부터 뿌연 연기가 객석을 휘감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 심장 박동과 같은 진동이 미세하게 느껴졌다. 암전되지 않은 극장 뒷편에서 한 남자 무용수가 걸어나왔다. 무언가에 홀리듯 두리번대던 그가 무대에 오르자 호페쉬 쉑터의 '꿈의 극장'이 비로소 시작됐다. ▶▶▶[관련 인터뷰] "무대와 객석 경계가 사라지는 경험해보세요"점점 빨라지는 비트와 큰 소리 때문에 뱃속이 소란스레 울렸다. 과장된 음향 효과로 기도와 식도까지 진동으로 떨리고 있다는 걸 인지한 건 처음이었다. 극장 측은 입장 직전, 음향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 귀마개를 나눠줬다. 그럼에도 연출가의 의도를 존중하기 위해 귀마개를 낀 사람은 거의 없었다.13명의 무용수들은 강렬한 조명 아래 춤을 추며 무의식의 세계를 불러 세웠다. 사람이 꿈을 꾼다는 '렘수면',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기억의 편린을 이어붙인 듯한 구성이었다. 무용수들은 한데 모여 절도있게 흐느적거리다, 어떤 순간에는 폭발하는 에너지에 휩싸여 격렬한 몸짓을 분출했다. 우리의 눈꺼풀이 열리고 닫히듯, 무대의 중간과 뒷편에는 막들이 분주하게 열리고 닫혔다. 작은 막들은 무대를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관객의 시야를 제한하는 '프레임'으로도 쓰였다. 무대를 닫은 커다란 막의 가운데 하단. 엎드려 누운 한 남자가 이내 무대 안쪽으로 쑥 빨려들어가는 모습은 어느 영화속 한 장면이 연상됐다. 이 검정색 막은 강렬한 조명과 대치를 이뤄 '암전'을 의미하는 요소로 해석됐다.공연이 절반쯤 지날때 무대에는 빨강 수트를 입은 3인조 밴드가 등장해 라
국내 알앤비(R&B) 장르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가수 휘성이 연예계 동료들과 팬들의 배웅 속에서 영면에 들었다. 고(故) 휘성의 영결식이 16일 오전 6시20분께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비가 오는 이른 새벽에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마이티마우스의 추플렉스(상추), 하동균, 김나운 등 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130여 명의 팬들이 영결식에 참여했다. 영결식에서 고인의 동생인 최혁성씨는 "최휘성이라는 인간의 육신의 삶은 끝나지만, 가수 휘성의 음악과 영적인 삶은 영원할 것"이라며 "형의 노래가 이 세상에 들리고, 불리는 그날까지 저희 형은 곁에 살아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마이티마우스의 추플렉스(상추)는 고인에 대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알앤비 가수로 다수의 히트곡을 남긴 것은 물론 다수의 작사 작곡활동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라며 "프로듀서로도 거미 김범수 보아 소녀시대 에일리 이효리 장나라 트와이스 등의 곡에 작사·작곡을 참여하며 전 세계 인기를 휩쓴 K팝의 인기를 이끌었다"고 소개했다.이어 "국내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그의 음악을 사랑했던 것처럼 해외 많은 아티스트들도 그의 음악을 사랑했다"라며 "그는 음악밖에 모르던 사람이었고 음악이 전부였던 사람이었다"라고 떠올렸다. 배우 김나운은 추도사에서 "2005년 휘성이 제 결혼식 축가를 불러준 인연으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왔다"며 "이번 결혼 20주년에 노래 몇곡이든 불러줄 수 있다는 휘성은 정말 아름답고 영원한 우리의 아티스트"고 말했다.휘성의 팬클럽 회장은 "휘성은 남다른 재능과 독보적 음색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제가 중간에 없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서 있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너무 아파서 촬영 중간에 나간 적이 많았습니다."밴드 FT아일랜드 보컬 이홍기가 지난 13일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의 일상을 응원하는 웹드라마 '보통의 날' 선공개 시사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화농성 한선염은 통증을 동반한 염증성 결절, 악취가 나는 농양, 누관(터널)의 병변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주로 엉덩이,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 피부가 접히고 민감한 부위에 자주 발생하며 영구적인 흉터를 남긴다.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하기에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염증은 통증과 악취, 분비물 등을 동반하기에 환자들의 수치심을 유발한다. 화농성 한선염 환자들은 비 환자 대비 우울증과 자살 비율이 높다.이홍기는 어린 시절부터 화농성 한선염을 앓았다고 한다. 그는 "연습생 시절 화농성 한선염이 발병하면 진통제, 소염제는 듣질 않았다"며 "FT아일랜드 멤버들이 비닐장갑을 끼고 연고를 발라주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촬영할 때는 매니저분들이 여벌 속옷을 준비해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화농성 한선염은 경증·중등증·중증으로 나뉜다.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질환 인지도가 낮고 사회 인식이 부정적이기에 병원 내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홍기도 "처음엔 원인을 모르는 피부 질환이라 여겨 숨겼다"며 "과거로 돌아간다면 상담받으러 병원으로 제일 먼저 뛰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화농성 한선염 환자 절반 이상은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