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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234) 제1부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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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령관인 쿠바 제독은 모든 군함들에게 후퇴를 명령했다. 전투를 그만
    두려는 게 아니라, 뭍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다시 포격을 계속하기 위해서
    였다. 사쓰마의 군함 세 척을 포획하느라 너무 뭍쪽으로 가까워졌기 때문에
    포대의 사정거리 속에 들어있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뭍으로부터 대략 1.5km 정도의 위치에서 정지 명령을 내리고 포격을
    재개토록 하였다.

    그렇게 되니 사정거리가 긴 영국 함대의 포탄은 어김없이 뭍으로 날아가
    작렬했으나, 이제 뭍의 포대에서 쏘는 사쓰마쪽의 포탄은 번번이 영국
    군함까지 미치지 못하고, 퉁 퉁.하고 바다에 떨어져 물기둥만 일으켜 세울
    뿐이었다.

    영국 함대는 뭍에서 멀어졌기 때문에 이제 안심을 하고 폭풍우 속에서도
    유유히 포격을 계속했다. 그러나 정확한 조준은 거의 불가능해서 포대나
    성뿐아니라,시가지를 향해서도 마구잡이로 포탄을 퍼부어 댔다. 바바람
    속에서도 시가지는 온통 불길이 치솟고, 검은 연기가 피어올라 마치
    가고시마 최후의 날 같은 광경을 이루고 있었다.

    기함의 선실 창밖으로 닐 공사는 그 광경을 망원경을 통해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혼자 중얼거렸다.

    "꼴 좋군. 순순히 우리의 요구를 들었으면 저런 화를 면했을 게 아니야.
    사기꾼들처럼 기만술책을 썼으니 당해도 싸지. 그러나 일반 백성들이
    안됐어. 아비규환의 지옥과 같잖아. 저렇게 무차별 포격을 하는 건
    아닌데."
    그러나 그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듯한 은은한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뭍 쪽에서는 이제 대포를 쏘는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포대가 거의 다
    파괴되었을 뿐 아니라, 아직 부서지지 않고 남아있는 대포들도 포격을
    중지하고 있었다. 쏘아보았자 포탄이 영국의 흑선까지 도달하지도 못하고
    번번이 바다에 떨어져 버리니,대포알의 낭비일뿐이었던 것이다.

    어떤 포대에서였다. 포격 중지 명령이 떨어지자,사무라이들은 성한
    대포를 그대로 방치해 두고 모두 참호 속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러나 아직
    소년 티가 가시지 않은 홍안의 사무라이 한 사람은 대포 곁을 떠나질 않고
    그대로 서서, "왜 포격을 중지하라는 거죠?그럼 우리는 대포도 쏘지
    않고,가만히 앉아서 당하란 말인가요?" 하고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냅다
    분통을 터뜨렸다. 그리고 자기 혼자서 대포를 계속 쏘려는 듯이 포탄
    하나를 포신에 집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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