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신드롬곳곳에 새기류실명제는 돈흐름을 바꾸는 것 못지않게 사
회각 분야에 세로운 기류를 형성해 가고 있다. 실명제와 관련한 갖가지
전화문의가 폭주, 통화량이 급증하고 있는가 하면 뚜렷한 병명이 없는데
도 이상증세를 호소하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금융실명제 이후 전화문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국내에서 금
융거래를 해온 교포들의 문의전화도 크게 늘었다. 한국통신에 따르면 실
명제 실시 첫날인 13일 국제전화 건수는 28만8천건으로 같은 금요일인
첫째주 금요일보다 1만8천건이 증가했고 주말인 14일에는 평소보다 1만
9천건이 증가한 18만8천건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가인 여의도
전화국에는 14일 오후 2시에서 4시까지 2시간동안 33만5천4백60건의 통
화가 몰렸는데 이것은 평소의 2배수준.
*-비교적 부유층이 많이 사는 강남의 신경정신과 병원에는 원인불명의
불면증과 신경쇠약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갑자기 증가. 이들은 불면증에
시달리고 가족에게 짜증을 내기도 하는 등 새로운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환자들은 상담할 때도 속사정을 털어놓지도 못한채 뭔가 불안해 하
고있는데 전문가들은 이들을 대체로 실명제로 인한 고민을 안고 있는 사
람들로 분석.
이홍식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과장은 "예견되는 불안이나 공포때문
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약물치료나 가벼운 운동을 권유
하기도 하는데 결국 원인을 파악하고 있는 환자 자신이 새 가치관을 확
립하면 증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조언.
*-실명제 실시로 금융가 주변의 도장포 인쇄소들이 갑자기 불어닥친
특수로 즐거운 비명.
실명제 실시 다음날부터 금융기관이 밀집된 명동 압구정동 논현동 여
의도동 등의 도장포들은 각 금융기관에서 주문한 실명확인필 등 고무인
과 은행고객들이 주문한 도장을 새기느라 비상. 또 일부 인쇄소들은 금
융기관들로부터 달라진 양식 안내장 주문이 폭주해 한여름밤에 구슬땀을
흘리기도.
그러나 이들 업소는 최근 불경기에다 사인활성화정책이 꾸준히 진행돼
이런 특수는 실명전환이 끝나는 두달이면 끝날 것으로 예상.
*-실명확인 절차가 검은돈 거래자가 아니라도 번거로움 이상의 영향을
받는 가정이 적지 않다.
언론사나 금융기관에 걸려오는 전화문의 가운데는 식구들 몰래 자녀명
의로 저축한 돈이 탄로날까봐 고민하며 "해결책이 없느냐"는 문
의전화도 상당수.
뿐만 아니라 남편몰래 아내몰래 돈을 꺼내 공모주 청약을 한 사람들이
청약금 환불을 어느 통장으로 받을 것인지를 걱정하는 전화도 많은 것으
로 알려졌는데 심한 경우 실명제가 가정불화를 촉발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실명제의 충격이 확산되면서 소위 실명제 전문가격인 세무사 변호사
들이 부쩍 분주.
이들은 예상되는 "신종특수"의 기득권(?) 확보를 위해 고객들과의 접
촉을 강화하고 있다. 서초동의 C모변호사는 "차명계좌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분쟁을 우려하는 전화가 대부분"이라며 "실명 전환이 끝나면
적지않은 분쟁사건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