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지난 24,25일 이틀간 서울 명일동 그룹연수원에서
박용곤회장을 비롯한 각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1세기
그룹비전"에 대한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또 지난12일부터는 그룹 전임원들을 6개조로 나누어 그룹의 새경영이념
중 하나인 "인재는 우리의 보배이다"라는 주제로 각각 2박3일간 교육을
진행중이다.

오는 96년으로 창업 1백주년을 맞는 두산그룹. 오래된만큼 보수적인
기업으로 손꼽혀오던 두산의 이같은 움직임은 "스스로의 변신"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눈길을 끈다.

두산이 변신을 서두르게 된데는 몇가지 이유가있다. 두산은 지난
한세기동안 교역과 식음료사업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왔다.
그러나 극심한 경쟁을 겪어 본일이 많지 않은데다 신중함이 지나쳐
그룹분위기가 무사안일로 흐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인화"라는 사훈이
긍정적인 면보다 "적당주의"라는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성장전략이
탄력적으로 운용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따라서 "21세기를 이끌어가는 초일류기업"이 되기위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과감한 "의식개혁작업"이었다는 설명이다.

두산이 올들어 가장 먼저 단행한 것은 경영이념을 대대적으로 뜯어 고치는
작업이었다. 거의 1백년을 유지해오던 "인화"라는 사훈대신 "고객은
우리의 스승이고,품질은 우리의 자존심이며,혁신은 우리의 생활이고,인재는
우리의 보배이다"란 새로운 경영이념을 내세웠다. 변화할수 있을때 변하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었다. 또 이의 실천을 위해
"첨단화 일류화 세계화"라는 그룹비전을 설정,"새로운 1백년"을 준비하도록
했다.

그동안 국내기업중 대표적으로 연공서열제의 인사체제를 유지해왔으나
조직의 침체등 부작용이 심해 여기에도 메스를 가하기로 하고 능력급제등
사내 경쟁체제를 도입키로 했다.

특히 변신을 위해서는 경영층의 의식개혁이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아래
이들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이미
상당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전략정보시스템(SIS)구축을 위해
재계 처음으로 전계열사 사장단을 동시에 해외연수시킨 두산은 최근
국제통신망구축을 완료했다. 지금도 SIS에 대한 컨설팅을 일본
노무라(야촌)총합연구소에 의뢰해 상당한 진척을 보고 있는등 이분야에서는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의식개혁론은 이달초 전사원들에게 배포된 박용성부회장의 저서
"꿈을 가진 자만이 이룰수 있다"에서도 잘나타난다. 박부회장은 이책에서
"두산병"을 낱낱이 지적,전임직원들의 근본적인 정신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문제도 두산의 의식개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페놀사건"이라는 창업이래 최대시련을 겪었다는 동인도 있지만 21세기
기업으로 살아남기위해서는 가장 우선돼야하는 것이 기업윤리라는
판단에서다. 두산은 이미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환경보전강령을 채택한데
이어 각계열사 사업장별로 이의 실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환경관리
전산시스템"을 개발,전사업장의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하는 한편 이상발생시
신속한 대응을 할수있는 체제를 갖춰 놓았다. 환경관련투자비도 지난91년
1백36억원에서 올해는 3백47억원으로 대폭 확대시켰다.

세계화도 서둘러야 하는 과제이다. 두산은 지난22일 신의주 건너편인
중국 단동에 맥주공장을 세우기위한 합작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동북3성을
겨냥하는 것이지만 통일에 대비한 포석이기도 하다. 두산전자도 상해에
동박적치판 합작공장을 설립중이다. 두산은 아직 해외현지생산공장이
네곳에 불과하지만 세계화전략의 추진과 함께 발을 넓혀나간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다.

두산도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계열사정리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작업이 일단락되면 <>양조 음료 식품 제약의 "생활문화사업군" <>기술
소재 건설 환경의 "기술소재사업군" <>무역 유통 정보 문화의
"정보유통사업군"등 3개군을 미래를 위한 기본 성장축으로 삼아 "새로운
1백년"에 대비할 계획이다.

<김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