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부가 들어선지 약5개월이 되어 가는데도 교통문제는 과거와 비교해
볼때 변한 것이 전혀 없다. 버스는 제때에 오지않고 난폭운전을 일삼고
있고,택시는 각종 부당행위가 여전하며,지하철은 지옥철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자가용 승용차는 폭발적 지속적으로 늘어나 길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뿐이랴. 교통사고 세계2위,교통체증,주차난등 이루
헤아릴수 없는 교통문제들이 정부출범 전이나 똑같다.

이런 와중에 이번에 발표된 신경제5개년계획의 교통부문 발표안을 보면
과거에 보아왔던 구교통정책을 소극적으로 나열하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러한 교통정책으로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활성화나
사회개혁을 추구하는데 매우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 고질적인
교통문제를 해결해주리라 기대를 걸었던 국민들에게 이번 교통부문
정책들은 실망만 가져다 준 셈이다.

신경제5개년계획 교통부문은 "대도시 교통난 완화"와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두개의 축으로 하여 구성되어 있다. "대도시 교통난 완화대책"의
주요 내용을 보면 지하철 버스등의 대중교통망 확충과 승용차 이용억제책
등으로 되어있다. 이중에서 대표적인 정책 몇가지만 살펴보기로 하자.
지하철 추가건설계획은 그동안 6대도시에서 이미 꾸준히 건설해 오고
있거나 계획중에 있는 정책이다. 다만 지하철 건설에 필요한 획기적인
정부의 재원확보방안을 이번에 기대했으나 이렇다할 방안은 전혀 제시되지
않은 것이다. 버스전용차선제 역시 그동안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법적.제도적인 보완장치가 없어 실효성을 거두지못해왔던 정책인데 이러한
장해요소를 극복하지는 않고 신정부에서도 계속적으로 확대추진하겠다는
과욕만 앞세우고 있다. 버스업체 대형화,도심순환버스는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나왔던 단골메뉴이다.

한편 사회간접자본확충안에서 5년간 88조원이라는 돈을 쏟아붓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일단 원칙과 의욕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신정부에 들어와서 사회간접자본확충정책이 실종된 것처럼 보이던 참에
이번 계획안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반가운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경기침체로 세수가 줄어서 세계잉여금 발생이 적은 상황에서 과연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하겠느냐 하는 우려가 앞서기도 한다. 또 한가지 아쉬운 것은
5년간 88조원의 사회간접자본확충재원을 언제 어떻게 쓰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이나 프로그램이 미흡한 점이다. 아울러 도로 철도 항만 공항등
각각의 교통시설에 대한 정책의 우선순위가 심도있게 다루어지지 않았고
사업의 완급이 제시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하겠다. 그동안
사회간접자본을 꾸준히 확충해 왔더라면 지금 우리가 겪고있는 극심한
교통체증과 승차난은 어느정도 피할수 있었을 것이다.

신경제5개년 교통부문계획에는 교통관련부서의 창의적인 정책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뿐 아니라 이들 부서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지 못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즉 신경제5개년계획의 교통부문은 청와대와
교통관련부서들간의 정책상 사전조율이나 협의가 종합적이고 심층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 교통관련부서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신경제교통부문5개년계획을 집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안은 사회간접자본시설을 확충하여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국민의
불편을 줄여 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천명하고 있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대도시교통난완화대책은 과거에 반복적으로 나왔던 구교통정책을 나열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로 신교통정책이라고 부를게 없다. 따라서 이번 발표안은
난마같이 얽혀있는 교통문제를 푸는데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과 그 맥을 같이 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개혁안을
수립해서 교통부문5개년계획에 추가로 접목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교통부문5개년계획에는 국가종합교통계획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즉 철도 도로 항만 항공등 종합적인 교통체계를 고려한
장.중.단기교통계획이 내재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교통정책의
기본방향 목표 원칙 프로그램등을 설정할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의 교통문제는 획기적이고 과감한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번에 발표된 안들은 교통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는데 매우 미흡하다고
보여진다. 이번 발표안중에서 지하철의 지속적인 건설과 자가용 승용차의
억제는 그동안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였더라면 성공했을
정책들인데 과거 통치자의 정책집행의지가 극히 약해서 미루어 온
것들이다. 따라서 앞으로 교통정책의 성패는 신정부의 강력한 실천의지에
달려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