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 조선업계의 국제경쟁력 약화가 우리나라 조선업
계 선박수주 확대의 좋은 기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한무역진흥공사 도쿄무역관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 조선시장 점
유율 1위인 일본 조선업계는 최근 엔화 강세로 경쟁력이 약화돼 국제 입
찰에서 수주실적이 미미하고 특히 경쟁력이 높았던 특수선박 분야에서도
자주 낙찰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이 자본참여를 하는 노르
웨이 해운회사인 기아바르크사는 그동안 대부분의 선박 건조를 일본 조선
업체에 발주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일본업체들을 외면하고 있으며, 사우디
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부다비사의 최근 특수선박인 액화천연가스 운
반선 입찰에서도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의 유명 조선업체들이 대거 응찰
했으나 모두 수주에 실패했다.
또 일본의 대형 해운회사인 유센사도 최근 벌크캐리어선 4척을 한국과
대만에 발주했는데 일본기업이 이렇게 외국 조선업체에 선박을 다량 발주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93년 1/4분기중 신규 선박수주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3%나 감소했고 시장점유율도 크게 떨어져 우리나라가 5월
말 현재 일본을 제치고 시장점유율에서 처음으로 1위에 올라섰다.
무역진흥공사는 "일본의 경쟁력 약화를 우리의 시장 확대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그동안 일본이 독점해온 특수선박 제조기술을 향
상시키는 데 우리 기업들이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