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푸른색화면을 통해 회화의 평면성을 고집하는 작가 김춘수씨(36)가
9~19일 서울종로구관훈동 갤러리나인(725-1585)에서 신작전을 갖는다.

국내외 통산 여덟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은 "수상한 혀"연작
20여점. 얼핏 보면 아무것도 없는 청색의 모노크롬작품이지만 들여다보면
깊은 숲속 혹은 물소리,요란한 폭포를 연상시키는 유화작품들이다.

"그림에서의 형상성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가졌었습니다. 그림의 언어적
기능이 과연 의미있고 타당한 것인가 수상쩍게 생각한 것이지요"
"수상한 혀"라는 제목은 이같은 의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래작품에 형상적 요소가 도입되고 있는 것은
그림에서 중요한 것이 물질이냐 내용이냐의 물음에서 "두가지 모두"라는
대답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평면과 입체의 구분이 없어지고 평면에 입체적인 요소의 도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평면,그것도 단색조의 평면을 고집하는데 대해 김씨는
"의식적"이라고 덧붙인다.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 새로움과 변화를
나타낼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는 것.

푸른색을 택하고 있는것은 분청사기의 색깔이 좋은데다가 빨강이나
노란색보다 훨씬 편안하고 나아가 공간감을 나타내는데 적합한 까닭이라고
전한다.

"동양화에서 중시하는 기운 생동등의 문제에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호흡이 중요하다는 생각과 드러내기보다 감추기가 훨씬 어렵고 소중하다는
마음이 듭니다"
서양것에 가까운 우리것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
우리것에 가까운 서양것을 그린다는 게 김씨의 주관이다. 김씨는
서울대회화과와 동대학원을 거쳐 미국캘리포니아대대학원을 졸업했다.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