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철도붕괴사고는 시공업체의 부실공사뿐 아니라 설계와 감리상의
잘못도 컸던 것으로 밝혀졌다.
1일 한전이 국회 상공자원위원회에 낸 사고지점 지질단면도에 따르면
전력구 시공 지점 위의 암반층이 두께가 3m밖에 안되는 연암층이어서, 나
틈(NATM)공법을 채택한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구
나 연암층에 심한 균열이 나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도 공법을 바꾸거나 특
별한 지반 보강조처 없이 동명기술단의 현장감리 의견에 따라 터널의 깊
이만 3.5m 하향 조정하는 미봉책으로 공사를 강행함으로써 사고를 빚은
것으로 밝혀졌다.
겨우 3m 두께에 심하게 갈라진 연암층이 27m 두께의 토사층과 철로 그
리고 열차의 무게를 버티고 있다가 발파진동으로 일부 붕괴된 지반 위로
열차가 지나감으로써 대형붕괴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