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정규재특파원]구소련 채무분담문제를 둘러싸고 관계가 악화돼
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최근 상호간 경제보복조치를 잇따라 취해 양국
관계가 경제전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양국의 대립은 구소련 채무문제 해결 전망을 크게 어둡게 하는 것이어서
한국을 비롯한 서방채권국가에 우려를 안겨주고 있다.

러시아는 18일 우크라이나에 수출되는 가스가격을 당초 양국 협상가격보다
3배가 넘는 1천 당 85달러의 국제시세로 받겠다는 방침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대한 올해분 석유수출물량을 최대
1천5백만t으로 제한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요구한 4천5백만t은 물론이고
당초 약속했던 2천만t보다도 훨씬 적은 것이다.

이에 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 서유럽에 수출되는 가스의
파이프라인통과료를 1천t당 3달러씩 받겠다고 위협하고있다. 우크라이나의
위협이 현실화되면 러시아가스의 국제경쟁력이 약화돼 연간 50억달러의
수입원이 타격을 입게된다.

그라프추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8일 "결국 CIS(독립국가연합)는
제갈길로 가는 것이다. 더이상 러시아와 연연해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두나라간 경제대립으로 CIS체제유지마저 크게 위협받고있다.
두나라간 대립은 구소련채무분담문제를 해결키위해 러시아가 제안한
"제로옵션"에 우크라이나가 반대입장을 고수하면서 비롯됐다.

제로옵션은 구소련의 대외채무를 전액 러시아가 맡는대신 해외의 각종
채권과 자산에대한 권리도 러시아가 승계한다는 것으로 우크라이나를
제외한 모든 CIS국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91년 합의사항인 구소련채무 16.37%분담을 고수하면서
러시아가 조속히 이지분에 해당하는 만큼의 자산을 양도할것을
요구하고있다.

두나라간 대립은 민족감정까지 개입된 자존심싸움이어서 해소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

이에따라 가뜩이나 상환불능사태에 빠진 구소련채무문제의 해결도 더욱더
어려워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