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의 장기불황으로 관급공사를 맡은 중소건설업체들의 도산이
잇따라 공사가 중단되는등의 사태를 빚어 공공사업추진에 차질을 빚고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공기관청사및 시설이나 지하철등의 관급공사를
맡는 시공업체중 올들어 조달청을 통해 시공권을 따낸 5개업체가 부도를
냈으며 지자체마다 직접계약한 영세업체들중 2~3개업체가 자금압박으로
공사를 중단한채 쓰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90년2월 조달청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공사비 38억5천만원에
시공계약을 맺은 서울시 송파구청(연면적 5천9백46평)신축공사의 경우
공사도중 시공업체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준공일정이 11개월이나 늦어졌다.

이공사를 맡은 대양종합건설은 오피스텔이 미분양되는등 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자 유진종합건설이 회사를 인수,공사를 계속했으나 지난6월
유진측마저 공사비를 대지못해 공사를 포기했다.

송파구청신축공사는 원계약자가 공사를 중단할경우 이를 대행하도록
지정된 신용보증회사인 세기건설과 (주)대양마저 공사를 포기,원래
준공일정을 9개월이나 넘긴 지난 9월25일에야 삼환기업이 17억원규모의
나머지 공사분을 재계약,공사를 재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에따라 송파구청은 연말까지 현재 세들어 있는 5백13평짜리 비좁은
사무을 계속사용해야 할뿐아니라 17억원의 추가예산을 낭비하게 됐다.

부산지하철 1호선 4단계5공구 공사는 하도급업체가 도산,현재 공사가
전면중단되고 있다.

신성건설이 시공권을 갖고있는 이 구간은 두성건설이 토목공사부문의
하도급을 맡아 시공중 지난1일 부도를 내고 공사를 중단,현재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 부산보호관찰소 신축공사도 시공업체인 혜인건설이 지난 7월 파산한채
두달동안 공사가 중단됐다가 지난달에야 재개됐다.

혜인건설의 신용보증회사인 대선건설이 현재 공사를 서두르고 있으나
공정이 70%에 머물고 있어 준공예정일 12월까지 완공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밖에 인천 선학지구 택지개발사업의 전기공사를 맡은
부평전기,서울난지도 우수배제 펌프장 신축공사를 계약한
남한건설,부산수산대 공대부속공장 시공권을 맡은 천기토건,부산남항물양장
건설공사 시공업체인 백산건설등도 시공중에 부도를 냈다.

조달청의 추욱호 과장은 이에대해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자금난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우선 공사를 따고보자는 생각으로 예가의 80%수준에
저가투찰을 하는 것도 시공도중 자금난을 자초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문권.노혜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