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한국재벌부문의 경제"보고서의
주요내용을 간추린것이다. <편집자>

경제력집중=전산업부문을 대상으로 한 재벌의 경제력비중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 89년을 기준으로 5대및 30대기업그룹의
순부가가치누적액이 전산업부문 국내요소소득(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9.24%및 16.31%로 88년의 7.89%및 14.0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비금융산업부문으로 보아도 5대및 30대기업그룹의 점유율은 89년에
11.06%와 19.04%에 달했다. 이는 전년의 9.61%와 16.92%에 비해 1.5
2%포인트가 높아진 것이다.

제조업부문에서의 부가가치 누적액도 계속 증가하고있다. 그러나
출하액.종업원수및 유형고정자산을 기준으로 한 점유율을 보면 84년이후
대체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제조업부문에서 재벌부문의 부가가치생산성이 비재벌부문의
부가가치생산성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제조업부문에서의 경제력집중은 재벌부문의 부가가치생산성증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82 87년에 제조업부문의 전체시장집중이 전반적으로 감소되고
있으나 대기업그룹 참여시장의 집중도는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있다. 즉
전체시장의 시장집중 완화추세가 대기업집단에 의해 억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제조업 세세분류중 매출액규모가 1 3위인 "음향및
영상장치제조업""석유정제업""자동차제조업"에서 시장집중의 약80 1백%가
30대그룹에 의한것이다. 다시말해 이들부문은 대부분 30대재벌그룹들이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사업다각화는 재벌부문의 특징중의 하나다. 소위 문어발식 기업경영이
여기에 속할수 있다.

재벌부문의 업종다각화는 80년대 중반까지만해도 제조업등
비금융산업부문이 80%수준이었으나 80년대말에는 70%수준으로 낮아진 반면
금융부문의 진출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영위업종과 연관이 없는 사업으로 진출하는 비관련다각화가 89년에
78%수준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산업으로의 다각화는 그룹의 자금통로역할을 하기때문에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90년의 5대및 30대그룹의 금융산업 누적점유율은 19.6%와
45.04%에 이르고 있다. 이는 86년의 18.04%및 38.73%보다 훨씬 높아진
것이다.

특히 30대재벌부문의 중하위층인 11 30위재벌계층의 금융산업진출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난90년의 30대재벌부문의 주력금융업종은 증권업 손해보험업및
생명보험업이고 그 가중평균누적점유율은 약59.79%에 달한다.
증권보험업은 우리나라 전체금융산업의 62.74%를 차지하고 있어
재벌기업들의 금융산업진출이 증권 보험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수있다.

그러나 지방은행및 단자회사에 대한 재벌들의 지배비중은 87년이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재벌그룹들의 업종다각화로 인해 계열기업간 내부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89년 30대재벌부문의 종합매출액은 95조7천9백86억원이고 이중
계열기업간 내부거래액은 22조7천3백56억원으로 내부거래비율은 23.73%에
이르렀다. 이중 5대그룹만으로 보면 종합매출액은 59조3백90억원이고
내부거래액은 17조4천9백5억원으로 내부거래비율은 29.63%이다.

5대그룹이 30대그룹평균보다 높은 셈이다.

소유구조=대기업그룹의 지배주주는 소규모 자본을 출자하여 기업을
확장.지배하는데 있어 두가지 수단,즉 차입자금조달과 계열사간상호출자를
활용하고 있다.

87년 10대그룹에서 차입자금조달이 지배주주의 기업지배에 기여한
정도(지배기여율)는 40%에 이르고 상호출자의 지배기여율은 50%를 넘고
있다. 이 두가지 수단의 지배기여율이 90%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90
91년에도 두수단의 지배기여율이 90%정도에 달하고 있으나 이중
차입자금조달의 지배기여율이 30%,상호출자의 지배기여율이 60%로
변화했다. 상호출자의 지배기여율이 차입자금조달의 기여율보다 2배나
높아졌다.

기업의 소유지배에서 계열사간상호출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80년대 후반에 걸쳐 상호출자는 지배주주가 대기업그룹을
지배하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또 87 91년사이 대기업그룹의 타회사출자총액이 연평균 20%가량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자산액에서 타회사출자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87년 40%선에서 91년 30%대로 낮아졌다. 이는 같은기간 기업공개등으로
순자산액이 연평균 30%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분석해
볼때 87 91년간 29대그룹의 출자총액제한제도에 의한 출자한도초과금액
해소분중에서 경제력집중완화효과를 갖는 해소분은 22.59%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현행 출자총액제한제도의 경제력집중완화효과에 대한 평가(87
91년에 1백56개 회사의 설립.인수를 억제한 효과)는 과대평가된 것으로
볼수 있다. 경제력집중완화는 계열기업수를 줄이는 것뿐아니라
기존계열기업의 규모를 억제하는 것도 중요하기때문이다.

30대그룹의 외부차입금의존도도 89년 64.69%로 전체법인기업(60.82%)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상위5대그룹의 차입금의존도는
65.40%에 달해 가장 높다. 지배주주가 기업을 지배하는 수단으로서의
차입금조달이 특히 5대그룹의 경우 각별한 중요성을 갖고 있음을 나타낸다.

대기업그룹의 차입자금중 금융기관대출의 비중은 87 89년기간중 70%를
웃도는데 이는 전체법인기업 평균보다 15%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그룹이 금융기관의 대출을 과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금융기관차입금 조달의 주요통로가 되고 있는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은
92년3월말 현재 차입자금의 60 70%선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상위그룹일수록 상호지보에 의한 차입금조달정도가 심해 이들 그룹이
과도한 채무보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의 분배측면에서 소유구조를 보면 87 88년기간중 30대그룹 상장회사의
주식소유분포가 전체상장회사의 주식분포보다 상위집단에 더 치중하는등
불균등하게 변화했다. 특히 중위계층인 11 20위그룹의 주식분포변화가
부의 분배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87 89년사이 30대그룹의 보유부동산가액은 연평균
30.04%증가했으나 보유토지가액은 연평균 33.28% 늘어나 대기업그룹의
부동산소유규모의 증가가 토지에 의해 주도됐음을 보여준다.

생산요소로서의 토지의 보유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보유토지가액의
유형고정자산에 대한 비율은 전체법인기업평균보다 20대및 30대그룹의
경우에는 높으나 5대및 10대그룹에선 낮게 나타났다. 이는 중하위 계층인
11 30위 그룹의 토지 보유가 상대적으로 과다함을 시사한다.

다만 87 89년에 대기업그룹의 자기자본에 대한 보유토지가액 비율은
전체법인 평균보다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대기업그룹의 토지소유가 부의 분배에대해 갖는 중요성이 대기업그룹의
규모에 비하면 작은 것을 의미한다.

경영체제=소유와 경영의 결합정도를 나타내는 소유의 경영지배도는
대체적으로 상위 대기업그룹일수록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30대그룹의 소유의 경영지배도는 20대그룹보다 오히려 높다. 이는 21
32위그룹의 경영지배도가 69.14%로 다른계층에 비해 특히 높기 때문이다.
1 5위그룹의 경영지배도는 65.63%,6 10위그룹은 61.60%,11 20위그룹은
57.31%로 나타났다.

89년 30대그룹의 경영체제 내용을 보면 전문경영체제인 대기업그룹이
1개이고 나머지 29개 그룹은 소유경영체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29개 그룹중에서 소유경영자가 경영전권을 장악하여 독단적내지
주도적으로 경영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소유경영체제는 15개,소유경영자가
중요한 경영권은 장악하되 실무적인 경영권의 일부는 전문경영인이
행사하는 체제가 14개로 나타났다.

여기서 소유경영체제와 전문경영체제의 분류는 소유의 경영지배도를
기준으로 하고있다. 즉 소유의 경영지배도가 50%이상이면
소유경영체제,50%미만이면 전문경영체제로 정의했다.

대기업그룹의 경영체제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여러가지를 들수있지만
그중 업종다각화정도및 소유구조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구체적으로
업종다각화의 정도가 심할수록 소유의 경영지배도는 높아진다. 또
지배주주의 소유지분비중(지배주주지분율의 지배주주지배지분율에 대한
비율)이 높을수록 그 대기업그룹의 소유의 경영지배도는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대기업그룹의 경제력집중,소유구조및 경영체제는 상호간에
유기적인 연관을 가지고 영향을 미친다고 볼수있다.

<차병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