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참공무원들이 고참선배들에게 붙여준 자조적인 닉네임이다.
위로는 청와대에서부터 중앙부처 민원인에 이르기까지 눈치만을 살피다
보니 서울시공무원으로 20년정도 근무하다보면 눈치하나는 고단수가 된다는
것이다.

소신보다는 눈치로 미리 감을 잡아 처신하는것이 몸에 배어있다는 말이다.
최근 고속전철 역사 입지문제와 관련,서울시의 눈치행정은 극치를 이루고
있다.

지난봄 고속전철 시발역으로 기존 서울역사를 그대로 쓰겠다는 교통부
발표가 나왔을때 서울시의 대다수 관계공무원들은 전혀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극소수 시 소장 공무원들과 언론 도시계획학자들이 "기존
서울역사를 고속전철 역사로 함께 개발할 경우 서울역일대는 물론
기존4대문안 도심에 까지 엄청난 통행과부하를 초래,돌이킬수없는 도시기능
왜곡을 초래할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서자 마지못해 서울대에 대안마련을
위한 용역을 의뢰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때 눈치9단들이 용역까지 주겠다고 적극성을 보인것은 소신이나 여론을
반영했다기보다는 당시 이해원시장이 교통부 계획안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시가 이렇게 나오자 이번엔 고속전철사업주체인 교통부쪽에서 "국가대사인
고속전철사업을 놓고 일개 지자체에서 이래라 저래라 할수 있느냐"며
곱지않은 눈으로 바라보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고민해오던
"눈치9단"들은 때마침 시장이 바뀌고 여론도 잠잠해지자 소리소문없이
서울대용역계획을 슬그머니 취소해 버렸다.

뒤늦게 이사실이 밝혀지자 시실무책임자는 "교통부용역과 중복을
피하기위해 철회했다"고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들이었다.
용역의뢰당시 "교통부 용역은 아무래도 교통차원에서 이뤄질것이므로
시도시계획 차원의 독자안을 만들어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던데 비추어 전혀
설득력이 없는 눈치9단다운 해명이었다.

입지가 어디냐에 따라 장기도시구조변화에 극약이 될수도,보약이 될수도
있는 고속전철역사문제를 이렇듯 눈치행정으로 일관해온 시고위공무원들이
"서울고향찾기""통일시대 선진 수도건설"을 외쳐봤자 공허하게 들릴뿐이다.

이제 지자제시대를 맞아 중앙으로부터 각종 권한을 위임받고있다.

그래서 소신있는 시공무원이 더욱 아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