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기 금호석유화학사장이 최근 회장으로 승진,금호그룹의 석유화학
부문을 총괄하는 중책을 떠맡았다. 경제기획원차관 산업은행총재를 거쳐
금호그룹과 인연을 맺은지 3년만에 주력업종인 석유화학의 총사령탑에
오른 그는 "품질의 고급화 다양화로 내실을 다져나가겠다"고 다짐한다.
-회장의 역할은.
김회장= 금호석유화학을 비롯 금호쉘화학 금호EP고무 금호몬산토 금호
미쓰이도아쓰 금호GE화학 서울소재등을 총괄합니다. 수급관계등으로 서로
얽혀있는 이들 회사가 업무협조 체제를 더욱 다질수 있도록 조정자 역할을
할겁니다.
-석유화학의 뼈대를 회장체제로 바꾼 배경은.
김회장= 잇딴 합작회사 설립등으로 석유화학부문의 외형이 4천억원 규모로
커졌습니다. 거래관계도 복잡다양해 졌고요. 효율적인 경영관리를 위해서는
7개 계열 자회사간 연결고리를 갖추는것이 필요했습니다.
-체제개편으로 얻을수 있는 효과는.
김회장= 7개 회사는 원부자재의 수급관계로 서로 얽혀있습니다. 사업
판매등에서 상호보완 협조체제를 다져 나갈수 있겠지요. 국내외시장에서
공동대응하는등 일체감을 조성하는 계기도 될것입니다. 우리업체간의
불필요한 경쟁으로 인한 비효율성도 제거되겠지요.
-업무협의는 어떻게 하는지요.
김회장= 1주일에 한차례씩 만나 업무를 협의합니다. 국내외 시장 및 경기
등에 대한 각종 정보도 주고받고요. 문제점이 발생될 경우 석유화학부문의
공동대응 체제가 즉각 가동에 들어갑니다.
-요즘 경기는 어떤지요.
김회장= 국내외시장에서의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어려움이 큽니다. 재고
부담을 감수하면서 공장가동률을 최고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들어 이란등 중동지역에 스폿(Spot)으로 2천 3천t이 잇따라 나가고있어
물량소화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바닥으로 떨어져 채산을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올해의 사업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을것 같군요.
김회장= 올해에는 금호석유화학의 2천억원을 포함,석유화학부문에서 4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입니다. 지난해에 비해 1천억원이상 늘어난 수준
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의 연산5만t짜리 부타디엔공장이 마무리 공사중입니다.
금호미쓰이도하쓰의 연산4만t짜리 MDI(메틸렌디이소시아네이트)공장도
6월부터 가동됩니다. 매출을 늘리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것 같아요.
-외형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실속도 챙겨야 할텐데요.
김회장= 새로운 제품을 개발,부가가치를 높여야하겠지요. 매출액의 3%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기술개발 체제를 다져나가겠습니다. 장기적
으로는 연구개발비의 비중을 5% 수준으로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기술축적이 기업의 앞날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것입니다. 당장 이익을
내는데 급급하다가는 장래를 그르칠수 있다고 봅니다.
-지난해 실적은 어떠했습니까.
김회장= 석유화학부문을 통틀어 2천8백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이 2천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은
90년에 비해 10억원이 늘어난 95억원의 순익을 남겼지요.
-경기가 나빴는데도 실적은 오히려 나아졌는데..
김회장=부가가치가 큰 저광택부타디엔고무(Low Cis BR)라텍스 341솔루션
SBR등을 개발,판매한 덕분이지요. 저광택부타디엔고무의 판매는 회사
경영을 개선시키는 결정적인 요소가 됐습니다. 기술개발이 안돼 공장을
지어놓고도 생산을 하지못해 지난해 초반까지도 저광택고무사업은 골칫거리
였지요.
-이탈리아 에니켐사와의 합작사업은 어떻게 됐습니까.
김회장= 금호쪽에서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PC)사업에
언제든 뛰어들 준비가 돼있습니다. 그러나 합작선쪽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에니켐사는 회사합병문제로 인한 내부갈등으로 이번 사업참여 여부를 결론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합작사업을 성사시키기가 쉽지않을것 같습니다.
-경영전략은.
김회장= 앞으로 큰돈을 벌수있는 시기는 오지않습니다. 국내외 시장여건을
감안할때 더 이상 무리하게 사업을 벌여서는 곤란할것 같습니다. 품목을
다양화하고 고급화하는것이 최대의 과제입니다.
사원들이 이같은 상황을 감안,정성을 다해 일을할수 있도록 노사화합
분위기 조성에도 힘을 쏟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