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계절"3월에 접어들면서 증권계는 과연 증시의 돈이 얼마만큼
선거관련자금으로 빠져나갈지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은행 증권사등 금융기관에 남아 있던 돈이 속속 빠져나가
개인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이 관례처럼 돼오고 있다.
비단 금융권자금만이 아니라 정부부문에서도 선심성 사업을 위해
재정팽창이 늘 뒤따르곤 했다.
개인의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풍요로워도 금융권안에서 도는 자금은
빈곤했다.
이러한 일반적 선거철 자금흐름외에 올 3월은 신도시아파트자금수요
업종전환단자사여신축소 중개어음만기도래등의 변수가 증시외곽에 포진해
있다.
시야를 증시내부로 좁히면 12월결산 법인의 배당금지급에 따른 고객예탁금
증가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외에 증권사사장단 자율결의에 따른 3월말까지의
신용잔고축소,채권발행시장종합관리시행후의 채권수익률동향등이
자금흐름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3월중 통화사정은 대체로 무난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3월총선을 앞두고 지난 2월한달동안 통화환수강도를 강화했기 때문에
총선전까지 통화공급에 별 무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총통화증가율(M )이 17.5%선에서 마감될 것으로 보이는데서
알수있듯이 당국이 선거직전에 자금이 대량으로 풀릴것을 우려,돈을 미리
거두어들인 것이다.
이탓에 시중금리의 지표인 회사채수익률은 2월초 연16.60%까지 떨어졌다가
2월말에는 연17.40%로 뛰어올랐다.
시중은행의 당좌대출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보아도 3월중에는 통화공급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읽을수 있다.
그러나 오는24일 총선이 끝나면 이완된 사회분위기와 물가불안심리를
감안해 통화긴축의 고삐를 죄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통화공급을 여유롭게 한다하더라도 증시자금사정이 넉넉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우선 3월 한달동안에만 월간기준으로 사상최대규모인 6만1천3백49가구의
아파트가 신도시에 공급될 예정인데 총분양가가 3조원규모이고 분양가의
20%인 계약금만도 6천억원 규모에 달하고 있다.
3월에 당장 들어갈 중도금과 입주금이 2천3백억원에 이른다.
신도시아파트자금수요는 내년 3월까지 계속될 예정이어서 시중자금의
흡입구가 될것같다.
업종전환단자사가 1.4분기말인 3월까지 5조원가량의 여신을 축소하게
되어있어 단자시장에 젖줄을 대고있는 일반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을 우려가
있다.
지난해 11월 금리자유화이후 집중적으로 거래되던 중개어음이 3월중에
6천억 7천억원가량 만기가 돌아와 이 또한 기업자금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내부적으로 보면 3월말까지 3천억원가량의 신용융자규모를
줄여야한다. 특히 신용물량이 많은 금융주를 중심으로 신용매물이 대거
쏟아질수 밖에 없다.
증권사는 신용을 줄여 현금을 확보할수 있지만 신용융자자금재원이
차입금임을 감안하면 현금은 남아있지 않고 주식물량만 쏟아질 것이다.
이번달은 은행과 일부 법인의 배당금이 예탁금으로 들어옴으로 이를
주시해야한다.
대신증권은 12월결산법인 5백26개사의 총배당금이 1조4천7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중 약5천억원이 3월중에 지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배당금은 일시적으로 고객예탁금에 남아있다가 대주주나
기관투자가들이 곧 찾아가기때문에 주식대기매수자금으로 볼 수는 없다.
이같은 배당금의 교란요인때문에 3월에는 고객예탁금의 증감이 장세파악의
잣대가 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예탁금이 늘었다고 장세를 밝게 보는 대기매수세가 증가했다고 볼수 없고
예탁금이 줄었다고 장을 비관적으로만 진단할 수 없는 한달이 될 것이다.
이번달부터는 채권발행시장종합관리방안에 따라 채권발행물량이
축소조정된다.
채권물량감소는 채권수익률을 안정시킬 것이고 따라서 증시자금이
채권시장쪽으로 몰리는 일은 없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같은 자금사정을 고려해 증시관계자들은 시중의 자금은 호전되더라도
이것이 증시유동성으로 흡수돼 주가를 상승시키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안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