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92년도 춘투(춘계생활투쟁)의 막이 올랐다. 사용자단체인 일경련
과 근로자대표기관인 연합측은 최근 올춘투의 기본입장을 잇따라 제시
했다.
일본의 춘투는 임금인상과 노동시간의 단축등 2대과제가 쟁점인데 올해는
임금인상문제가 최대이슈가 될것 같다.
사용자측과 근로자측의 입장차이는 27일 일경련과 연합의 합동회의에서
드러났다. 사용자측은 임금인상보다는 시간단축을,근로자측은
시간단축보다는 임금인상에 주력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한가지 특기할만한 점은 연합이 임금인상을 강조하면서도 올해
임금인상요구목표를 지난해보다 1%포인트 낮춰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임금인상목표는 평균 8%,금액으로는 2만엔선으로 잡고 있다.
노조측은 올해 엔고현상과 대외무역마찰등으로 경기후퇴조짐이 있기때문에
투쟁목표를 낮춘 것이라고 설명한다.
야마기시연합회장은 일본의 대외무역흑자를 줄이고 내수경기진작을 위해
최소한 8%수준의 임금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노조측은 또 주머니가 빈 상태의 휴일증가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여유있는
생활"이 될수 없다며 임금인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산업별 노동조합들의 임금인상요구목표도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철강노련은 7.8%인상안으로 유일하게 7%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전기통신노련은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은 8.5%인상안을 내놓았다.
자동차 전기 전력노련의 인상안은 지난해와 같은 8%.
9%이상을 요구한 곳은 사철총련 한곳뿐으로 9.3%인상안을 내놓았다.
이들 노조들이 제시한 임금인상률을 금액으로 치면 2만 2만5천엔 선이다.
여기에는 물론 정기승급분이 포함된 수치이다.
일경연의 입장은 연합과는 사뭇 다르다. 일본의 경제상황을 감안할때
정기승급분을 넘는 임금인상에 난색을 표하고있다. 지난해 일본기업의
정기승급이 평균 2.2%였던 점을 감안할때 3 4%선의 임금인상밖에 안된다는
자세인 것이다.
일본춘투교섭에서 영향력이 큰 자동차업계의 경영자들은 작년가을이후
국내시장이 침체에 빠져 올해는 전혀 좋은재료가 없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다.
가전업체들의 경영자들도 경기회복은 오는 가을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고
비관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4년여동안 호황을 누렸던 일본의 철강업계도 작년10월이후 대폭적인
감산에 들어간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나가노일경연회장은 27일 올해 춘투방침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일본기업의
임금수준은 낮지 않다며 임금인상요구에 부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연합측이 목표로한 8%의 임금인상은 들어줄수 없다는 사용자측의
입장이다.
대신 일본은 지나치게 일을 많이한다는 국제적인 여론을
인식,근무시간단축에는 적극성을 보이고있다.
일본기업의 연간 노동시간은 평균 2천52시간으로 구미기업의 1천8백시간을
크게 웃돌고있다. 이에따라 지난해부터 매년 30 40시간씩 근무시간을
단축한다는 계획을 짜놓고 있다. 그러나 일손부족에 따른 잔업이 많아
실질적인 시간단축에는 어려움을 겪고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일경련은
생산성향상분의 일정률만큼을 근무시간단축으로 연결,사실상
임금인상효과를 살리겠다는 방침을 밝히고있다.
일본의 대형철강업계는 오는 90년대중반까지 연간 노동시간을
1천8백시간으로 하겠다는 목표를 내놓기도 했다.
일본의 춘투교섭은 거의 형식적으로 치러진다. 또 대개는 경영자측의
주장에 끌려간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3%이하인 까닭에 이를 웃도는
임금인상률이라면 노조도 수긍을 한다. 특히 경영자나 근로자나
임금교섭에 있어 생산성향상범위안에서의 인상이 관행으로 돼있기때문에
과격한 충돌이 있을수 없다.
지난해 일본기업들의 평균임금상승률은 5.65%(1만4천9백11엔)였던 점에
비추어 올해도 5%대에서 타결될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