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미디어는 지난9월 신임회장과 사장의 취임을 계기로 제2창업을
선언,청사진마련에 분주하다. 테이프일변도의 사업에서 탈피,소재및
건설분야를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테이프와 관련된 소프트웨어산업의
신규진출을 적극 추진한다는게 그 골자이다.
창업자인 고이창희회장이 다져놓은 사업기반위에 2000년을
겨냥,명실상부한 그룹의 면모를 갖춰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영자회장은
고이회장의 미망인이고 이재관사장은 장남이어서 기업확장에는 별다른
애로가 없다. 신임 이회장의 경우 73년 새한미디어설립때부터 창업자와
함께 일선에서 같이 뛰다시피해 경영공백은 거의 없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새로 들어선 경영층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그룹화작업.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제일합섬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일이다.
삼성그룹과는 이미 원칙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며 다만 합작선인
일본의 도레이 삼정물산과의 협의가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제일에서
10여년간 몸담으면서 사장을 역임한 한형수부회장을 영입함으로써
합작선과의 협상은 별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낙관하고있다.
지난해1월 자본금 75억원으로 설립한 새한콘크리트공업도 그룹화의
장기구도속에서 이뤄졌다. 이 회사는 이달부터 국내 처음으로
고강도콘크리트파일을 생산한다.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는 프로테이프를
제작하는 영화사설립과 컴퓨터부문의 테이프(QIC)를 담당할 신규사업을
찾고있다.
새한은 이같은 사업다각화외에 테이프부문의 지속적인 경쟁력향상에
온힘을 쏟고있다. 연간 2억4천권의 비디오테이프를 생산,세계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는 새한은 고부가가치제품의 테이프로 일본및 구미업체들과
정면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이에따라 첨단제품인 8 비디오테이프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8
비디오테이프는 고화질에 고음질이어서 해마다 30%이상의 수요증가가
예상되고 있는데 이회사는 8 의 수출에도 큰 기대를 걸고있다.
또 CD(콤팩트디스크)DAT(디지털오디오테이프레코더)레이저디스크등도
개발을 끝내고 양산을 준비중이다. 새한은 기술고도화와 품목다양화을
위해 내년에 별도의 기술연구소를 세우기로했다.
새한은 해외사업에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있다. 지난9월에는
아일랜드에 총1억달러를 투자,월7백50만권을 생산하는 대규모
비디오테이프공장을 준공했다.
EC통합에 대비한 현지공장에서는 유럽과 동구 아프리카등지에 연간
1억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회사는 또 멕시코와 인도네시아에도 현지공장을 설립키로하고
타당성조사를 벌이고 있다. 멕시코는 북미블록화를 뚫기
위해,인도네시아는 중.저가제품의 생산기지를 구축키위한 것이다.
합작으로 세워질 이들 현지공장은 내년상반기중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올
전망이다.
새한이 구상하는 또하나의 중점사업으로는 해외판매망의 확대를 들수있다.
생산품의 97%를 수출하는 이 회사에 해외마케팅은 절대적이다. 지금까지는
동경의 판매법인(JMC)이 고작이었으나 올들어 로스앤젤레스에 지사를
설치했고 이달중엔 런던에 지사를 신설한다.
앞으로도 세계의 주요거점도시에 계속해서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해외지사설립은 OEM수출을 줄인다는 판매전략에서 비롯되고 있다. 80%가
OEM인 수출물량을 대폭 줄여나간다는 것이다.
이와관련,센서스(SENSUS)미디어(MEDIA)삼성(SAMSUNG)등으로 나누어진
자가브랜드도 새한(SAEHAN)으로 통합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새한은 내수판매에도 주력키로 하고 내년중 전국에 40개의
직영판매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3백억원을 투자하는 설비개체도 서두르고 있다. 다량소품종을
소량다품종체제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새한은 85년이후 해마다 10%씩 떨어지는 테이프의 수출가격을
우려하고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경쟁을 이기기위해 새한은 사활을 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있다. 이는
곧 앞으로 펼쳐질 사업다각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