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현 마쿠하리멧세의 일본컨벤션센터에서는 최근 좀 색다른
박람회가 열렸다. 바로 "일본 DIY.HC쇼"가 그것이다.
DIY는 (Do It Yourself)의 영문약자이며 HC는 홈 센터의 약자이다.
우리말로 옮기자면 각종 가정용공구 박람회라고나 할까.
일본인들은 이 DIY를 "일요대공"으로 쓴다. 일종의 일요목공인 셈이다.
일요목공이란 휴일날 가정에서 필요한 목공일을 가족들이 직접하는 것을
말한다. 간단한 가구는 재료를 사다 직접만들어 쓰거나 고장 또는 낡은
물건은 손수 수리 보수해쓰는 작업이다.
일본인들은 이러한 일요목공을 즐기고 있다. 어느 마을이든 "DIY상점"이
성업중이다. 이 DIY숍에는 각종 현대식 가정용공구나 가정용품의 부속품이
비치돼 있다. 우리의 철물점과는 그 규모나 내용이 전혀 다르다.
토.일요일 2일동안 개최된 이 박람회는 모두 1천여개사가 참가했다.
미국이나 독일업체등도 소수 참가했으나 거의가 일본업체들이었다.
사단법인인 일본 두이트유어셀프협회가 주최한 이 박람회에는 15만여명이
다녀갔다. 아니 다녀갔다는 말보다는 즐겼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참가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눈으로 보고
만져보는 것뿐 아니라 부모와 어린이들이 직접 공작을 하도록 하는 업체가
많았다.
출품된 물건은 목공용 공구를 비롯,건축자재 보수자재 도료용품 전기용품
조명기구 인테리어용품 수도 원예 문구 방범 방재용품등 아주 다양했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것은 부모들과 함께 직접 놀이용 목마를
만드는 일이었다. 이것은 희망자가 많아 출품업체가 추첨하여 자격을
주기도 했다. 재료를 전부 회사측에서 주고 목마가 완성되면 어린이들이
갖고가도록 해주는 것이다.
또 분재용화분을 만드는데도 고사리손들은 열심이었다.
일본인들은 도시락까지 준비,공작에 참가하는 열성을 보였다. 젖먹이
어린이를 옆에 눕혀두고 공예에 심취하는 열성파 부부의 모습도 보였다.
박람회 참가업체중 도치키현에 있는 "데즈쿠리노 사토"라는 회사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이 회사는 하루 3천엔씩(3명기준)을 받고 가족단위로 자기공장에 와서
목공일을 즐길수 있도록 해준다. 60세 이상의 노인은 절반가격인
1천5백엔으로 할인해준다. 작업테이블 공구는 회사측이 무료제공하며
재료비는 시중보다 싸게 공급해준다. 모두 80명이 참가할수 있는데
회사측에서 전임기술자를 배치,지도해준다.
1박2일의 경우 2끼의 식사가 주어지는데 가격은 5천엔부터.
우리나라에 주말농장이 인기를 끄는데 일본인들은 주말목공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일본국민학교에서는 1주일에 2 3시간씩 공작수업을 한다. 공작용 망치나
조각용 칼따위등을 학교에 비치해놓고 사용하도록 한다.
정규수업시간이외에도 특별활동시간에 공작을 택하는 어린이들도 많은
편이다.
오늘날 일본인들은 가장 위대한 기술자로 고혼다 소이치로(본전종일랑)
씨를 꼽는다.
그는 어렸을때 자동차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된것이 오늘날 세계적인
혼다자동차를 만든 계기가 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의 손은 기술을
배우느라 상처투성이였고 그는 일생동안 그의 손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기술대국 일본은 이같은 DIY박람회등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북돋워주고 생활화시키고 있다. 기술에 대한 교육이 가정 학교
사회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DIY쇼를 보면서 일본에는 장차 제2,제3의 혼다 소이치로가 탄생
하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갖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