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코일(철강원자재)수입품에 대한 할당관세적용물량 감축방안을 놓고
핫코일 독점공급업체인 포항제철과 수요업체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돼있다.
그동안 정부는 핫코일 국내공급물량이 구조적으로 달리자 일반관세
10%적용대신 할당관세 3%적용을 물량규제없이 모든 수입품에 적용해왔다.
그러나 올해들어 국제철강시황이 침체되면서 포철산핫코일보다 훨씬 싼
외국산핫코일이 대량 반입,핫코일공급이 남아돌게돼 할당관세문제를 다시
검토하게된것.
할당관세실시 목적이 국내수급불안정을 사전에 방지하기위해 수입을
촉진하는데 있는만큼 정부도 할당관세적용물량 축소방안을 마련중에 있으나
아직 최종 확정은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
할당관세문제야말로 철강업계 최대의 이해가 달려있는 핫이슈로
정부로서도 쉽게 단안을 내리지 못하는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내년도 핫코일 할당관세 적용물량을 1백20만t(상반기 55만t,하반기
65만t)으로 수량규제키로 내부적으로 잠정결정해놓고 있으나 공식발표를
유보하고 있다.
상공부는 이같은 핫코일수입물량규제와는 별도로 상반기 수입물량 55만t중
내수용 25만t,수출용 30만t으로 구분을 짓고 내수용에만 3%의 할당관세를
적용한다는 방침이었다.
상공부는 그러나 이에대해 수요업체들이 포철의 안을 그대로 수용했다며
크게 반발하자 최종 단안을 못내리고있다.
지난 26일 상공부에서 열렸던 업계와의 회의,28일 포철에서 열렸던
수요업체실무자들과의 연속회의에서도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못했다.
문제의 핵심은 포철이 수요업체들에 그들이 요구하는 양만큼의 핫코일을
공급해줄수 있느냐에 있다.
포철은 충분하다는 것이고 핫코일을 받아 가공,2차제품을 만들어 파는
수요업체들은 모자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것이다.
서로의 신뢰부족 탓이다.
포철은 철강무역역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국산 핫코일을 최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포철물량공급이 내년도엔 충분해 금년도 핫코일 수입물량인
2백10만t보다 90만t 줄어든 1백20만t 수입이면 된다는 논리를 펴고있다.
포철은 올해 7백2만5천t의 핫코일을 공급할 계획이지만 내년도엔
8백30만t을 공급할수있는 여력이 생겨 핫코일수입량을 규제하지 않으면
내년말에가선 핫코일이 남아돌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포철은 우선 광양3열연공장이 내년7월 완공돼 수요업체에 추가로 배정되는
것이 10만t이상에 이른다고 밝힌다.
또 내년엔 냉간압연작업을 단축하고 대신 핫코일생산을 늘려 25만t의
핫코일을 추가로 수요업체에 공급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밖에 포항제1열연합리화공사를 내년상반기중 실시할 계획을 하반기로
연기,10만t이상의 핫코일을 더 생산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포항 광양의 5개열연공장에서 생산성 배가운동을 전개,20만
30만t의 핫코일을 더 생산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핫코일 추가생산은 모두 70만 90만t에 이르게 돼
내년도엔 수요업체들이 포철로부터 핫코일 배당을 적게 받아 어려움을 겪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정 못믿겠다면 포철과 핫코일공급 장기계약을 맺어도 좋다"고
포철관계자는 밝히고 있다.
이에대해 수요업체들은 이구동성으로 "늑대와 양치기 소년"이야기를 들고
나온다.
그동안 여러번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신뢰할수 없다는 것이다.
포철이 상공부엔 8백30만t을 공급할수 있다고 보고했으나 포철실제
내부자료에 따르면 7백52만2천t(포항 2백80만4천t 광양 4백71만8천t)밖에
공급할수 없는것으로 돼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포철은 이 내부자료가 작성된지 오래된것이라고 수요업체들을 설득시키고
있으나 반응은 신통치않다.
수요업체들은 광양3열연공장이 내년7월 준공되나 곧이어 광양5냉연이
돌아가 포철자체수요를 빼고나면 수요업체에 배당할 핫코일수량이 많지
않다고 반박하고있다.
또 포철이 냉연제품감산 핫코일증산계획도 세운바 없는것으로
확인됐다는것이 수요업계의 주장이다.
열연공장의 생산성배가운동으로 핫코일생산물량이 지금보다 갑자기 20만
30만t늘어난다는 포철의 주장에 대해서도 철강기술자라면 믿을 사람이
아무도 없을것이라고 항변하고있다.
이같은 핫코일공급업체와 수요업체들간의 한치양보없는 의견대립으로
상공부관리들은 "차라리 자리를 피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속마음을
털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