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대문경찰서는 29일 유령회사를 차려놓고 은행에 당좌를 개설,
약속어음을 남발한 뒤 부도를 내고 잠적하는 수법으로 어음 취득자들에게
1백2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송기종(47.사기등 전과 8범.서울 송파구
가락동 187). 김은희씨 (43.사기전과 2범)부부를 상습사기및 부정수표
단속법위반혐의로 구속하고 어음판매책 박정웅씨(49.사기전과 2범.
대전시 동구 중리동 235)등 4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또 송씨등에게 높은 이자를 받는 조건으로 거액의 자금을
빌려줘 유령 회사를 설립하도록 도와준 고철주씨(45.법무사 사무장. 서울
송파구 가락동 삼환아파트 9동104호)를 상법위반등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유령회사 설립시 명의를 빌려준 송씨의 동생 기홍씨(40.전과 2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449)등 3명에 대해 증거 보강수사를 벌여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등은 지난 89년 6월 `(주)덕성지업''이란 유령회사를
설립한 뒤 외환은행 태평로지점등 4개 시중은행에 당좌를 개설, 액면가
2천만-3천만원짜리 어음을 남발해 판매책 김씨등을 통해 이를 할인해
유통시키고 잠적, 어음 취득자들에게 모두 8억4천여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송씨등은 이어 지난 89년 11월부터 지난 2월초 사이에 동생 기홍씨등
3명에게 각각 2천만원씩 주고 명의를 빌려 `송월드섬유'', `뉴디아'', `월드
쎄레드''라는 유령 회사를 차례로 만든 뒤 부도어음을 남발, 지금까지 모두
5백여명에게 1백20억원의 재산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지난 2월 설립한 유령회사 (주)월드 세레스를 이모씨(45)에게
4천만원에 매각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함께 구속된 고씨등은 송씨등이 유령회사를 차리는 줄 알면서도 법인
설립시 필요한 자본금조로 5천만원을 고리로 빌려주고 법인설립등기
절차까지 대행해준뒤 바로 다음날 5천만원을 변제 받는등 자본금을
허위로 납입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송씨등은 은행에서 발급받은 약속어음과 당좌수표용지중
상당수를 백지어음 상태로 팔아 넘긴 것으로 드러나 이들의 사기행각에
따른 피해액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