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증시는 향후장세에 대한 판단이 크게 엇갈리면서 "사자" 세력과
"팔자"세력이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는 양상이 지속됐다.
향후장세를 낙관적으로 본 투자자들은 최근 증시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시국불안이라는 악재가 이미 장세에 모두 반영됐기 때문에 주가가
바닥권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모습들이었다.
이들은 정부당국의 시국수습방안이 조만간 발표되고 재야,노동계 및
학생들의 반정부시위도 이번주부터는 가라앉을 것으로 보고 재료가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물량을 늘리는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고객예탁금이 지난 15일 현재 1조1천1백20억원으로 올들어
최저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증시주변 수급사정이 여의치 못한 점을 감안,
향후장세를 비관적으로 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90회계연도에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올들어서도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증권.투신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가가 상승하면
보유주식을 대량으로 내다 팔수 밖에 없을 것으로 걱정하는 모습들이었다.
이처럼 향후장세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면서 매도세나 매수세가 모두
거래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아 하루평균 거래량이 6백만주에 불과,
주식시장이 환금성 마저 잃어가는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대두되기도 했다.
주초에는 반발매수세가 다소 늘어난데 힘입어 주가가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최각규 부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유가의 조기인하가
검토됐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사자"주문이 급증하면서 일부 업종을
제외한 전업종이 상승세를 나타내 대기매수세가 만만치 않게 형성돼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유가의 조기인하가 민자당과 주무부처인 동력자원부의 반대로
불투명해지고 강경대군의 장례식을 둘러싼 정치사회적 불안이 가중된
주중에는 주가가 단숨에 하락세로 돌아서고 말았다.
주말에는 광주민주화 항쟁 기념일을 맞아 전국적으로 벌어질
대규모시위가 향후장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예상이
불투명해지면서 매도세나 매수세가 모두 관망태도를 취해 주가가 소폭의
조정을 거쳤다.
이번주 증시는 재야 및 학생들의 시위가 지난주를 고비로 점차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가 조심스럽게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데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오는 6월중의 지방자치단체 광역의회 의원선거를 앞두고 정부당국이
어떤 형태로든 민심수습방안을 내놓으면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같은 전망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시중자금의 증시유입이 극히 부진한데다 증시전체를 이끌고
나갈 뚜렷한 재료도 없는 상태여서 이번주에도 주가가 조정국면을 거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한편 주말인 18일에는 대부분의 업종이 보합세를 보여 종합주가지수가
전날에 비해 0.17포인트 하락한 6백36.38을 기록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5백41만2천주와 8백20만2천2백만원을 각각
기록했으며 거래가 형성된 7백8개 종목 가운데 오른 종목은 상한가 5개를
포함한 2백68개, 내린 종목은 하한가 5개 등 2백3개, 보합종목은
2백64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