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 위치한 태국이 금년부터 개방된 3천억원 규모의 한국 바나나
시장을 넘보고 있다.
23일 태국 청과업계에 의하면 태국 농업부는 최근 방콕에 진출해 있는
해태상사에 한국측이 태국산 바나나에 대해 일정량의 수입보장만 해준다면
태국측이 세계 과일 메이저들을 통하지 않고 국제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한국측에 바나나를 직접 공급할 용의가 있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농업부는 태국의 경우 바나나는 필리핀처럼 대단위 농장이 아닌
전국에 산재한 소규모 농장등에서 재배되고 있어 품질관리에 다소 문제가
있으나 만약 한국측이 연간 최소한 1만~2만톤이라도 계속 수입하겠다는
보장만 한다면 정부가 영농지도를 통해 대단위 재배농장을 개간, 한국의
수요를 충당해 줄수 있으며 가격도 현재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세계적인
청과 메이저들을 통하지 않고 직접 거래할 수 있어 현 국제시세인 톤당
약 8백달러(FOB가격)의 절반인 4백만달러선에서 수출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농업부는 또 한국측의 요구에 따라 계약재배도 가능하며 대규모 논장이
개간되면 재배에 필요한 비료등은 한국에서 수입하는 방안도 모색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스위트바나나, 몽키바나나등 3종의 바나나를 생산하고 있으나
재배가 소규모 가내농장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생산량도 연간 20만톤에
불과하며 수출도 보잘것 없는 실정이다.
한국이 금년 1월1일부터 바나나시장을 개방함에 따라 시장규모는 연간
30만톤(수입가격 기준 3천억원, 판매가 기준 1조2천억원)으로 엄청난
물량이나 델몬트, 돌, 치키타등 외국의 거대 과일 메이저들과 스미토모,
미쓰비시등 일본 종합상사들이 판매카르텔을 형성, 주로 필리핀 등지서
한국 수입상들에 현재 톤당 8백달러가 넘는 비싼 가격으로 바나나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농업부에서 과일, 채소, 화초류의 수출 촉진을 담당하고 있는
다라 부앙수완국장(여)은 이날 태국 과일업자들은 한국의 과일시장
개방을 태국산 바나나 수출의 호기로 이용해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측의
수입 주문이 있으면 품질관리에서 포장, 저장, 운송등에 세심한 배려를
해 한국 수입업자들에게 좋은 첫 인상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태상사측의 한 관계자는 태국 농업부측으로부터 이같은 제의가
있었음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바나나 수입문제를 검토중이나 방안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