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벌그룹별 주력업체 선정정책이 확고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가운데 막상 주력업체를 선정해야 할 대부분의
재벌그룹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관망자세를 취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재벌그룹들은 주력업체 선정방안이 여러 경로를
통해 흘러 나오고는 있으나 주력업체 선정기준이나 주력업체의 수,운수업
등 제조업 관련업종의 주력업체 포함여부 등이 불분명한 상태여서 아직은
이렇다 할 대비책을 마련할 시점이 아니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그룹들은 아직 정부로부터 주력업체 선정과 관련한 아무런
공식통보도 받은바 없다고 강조,주력업체 선정에 부정적인 뜻을 비치고
있다.
그러나 일부그룹들은 정부의 추진의사가 분명한 만큼 주력업체와
관련한 정부의 정확한 의사타진에 신경을 곤두 세우며 관련자료 수집에
나서는가 하면 이미 1개 주력업체는 분명히 해놓고 나머지 주력업체
선정에 고심하는 등 그룹사정에 따라 상이 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그룹은 2-3개사를 주력업체로 정해야 할 경우 자동차,중공업,
전자,정공,석유화학 등 여러개의 주요 제조업중 어느 것을 택해야 할지
매우 곤혹스런 입장이다.
주력업종을 택해야만 한다면 현재 매출액면이나 전망 등을 볼때
자동차의 선정은 분명하나 나머지 한개 주력업종의 선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이나 정공,전자 등에 모두 엄청난 투자를 해놓고도 삼성이나,
럭키금성, 대우등 다른 재벌그룹들이 선정한 주력업종을 빼놓았을 경우
경쟁력이 뒤져 지금까지의 엄청난 투자가 희생될 수 있다는 견해다.
이 때문에 아직 아무런 입장정리도 못한채 현재 소련을 방문중인
정주영명예회장이 돌아와 봐야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대우그룹 등은 정부안이 변죽만 울리는 가운데 정확한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태여서 아직 아무런 검토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정부방침의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