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쟁 이후 국제유가의 폭락사태로 내달부터는 석유사업기금의
징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재 국내유가가 배럴당 19.4달러(미화환산 기준)수준인데 반해
최근의 원유도입단가는 배럴당 15달러 수준으로 낮아져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 하반기중에는 국내기름값의 인하요인이 발생할 전망이나
정부는 에너지절약 분위기의 확산을 위해 국제유가가 계속 안정되더라도
국내유가는 내리지 않을 방침이다.
9일 경제기획원, 동자부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따른 걸프사태 이후 국제유가의 폭등으로 정부는 그동안
석유사업기금에 적립한 유가완충 재원을 활용, 국내 정유사들의 원유
도입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왔으나 지난달 걸프전쟁 발발이후 국제유가가
폭락함에 따라 내달부터는 다시 정유사들로 부터 석유사업기금을 징수
할수 있는 요인이 발생하게 됐다.
이는 걸프전쟁 전에 배럴당 25달러가 넘었던 국제유가가 지난달
17일부터는 중동산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15달러 수준으로 폭락, 이처럼
싼 가격에 선적된 원유가 내달초순 부터는 속속 국내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걸프사태 이후의 원유선적분 부터 국내 정유사들의
손실액을 석유사업기금에서 보전해왔는데 지난해 도입분에 대한 보전
소요가 9천3백78억원에 달한데 이어 올 1,2월중에도 약 3천억원 규모의
보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나 3월 부터는 추가징수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석유사업기금의 금융기관 예탁금 등으로 메우고도 부족한
보전재원은 앞으로 추가징수액과 정산처리할 방침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국제유가가 배럴당 15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월간 6백50억원씩의 기금징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오는 8월까지는 그간의 보전 요인을 모두 해소하고 9월부터는 신규적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앞으로 국내유가를 다시 조정하지 않아도 국제
유가가 현추세대로 유지될 경우 금년말까지 약 2천5백억원 규모의
석유사업기금 적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국제유가는 작년 9월과 12월 각각 평균 29.81달러와 25.33달러
수준이던 것이 걸프전쟁 발발직전인 지난달 16일에는 25.33달러였으며
전쟁직후인 17일에는15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지난 7일에는 14.85달러까지
폭락하는 등 계속 안정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경제기획원과 동자부는 현재 올해 석유사업기금 운용계획에
관한 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동자부는 석유사업기금의 신규적립까지는
어렵다고 보고 있는 반면 기획원은 기금의 신규적립이 가능하다는
판단아래 기금운용 규모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