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주재 로마교황청 대사관에 피신중인 노리에가 장군의 장래 문제와
관련, 바티칸교황청이 그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할 것을 고려치 않고 있는
반면 미국은 25일부터 그를 본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
에 있어 양측간에 미묘한 외교문제가 되고 있다.
파나마시티내의 교황청 대사관에 머물고 있는 마누엘 안토니오 노리에가
장군은 스페인이나 쿠바로 갈 것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페인 정부도
이를 확인했으나 그가 망명하더라도 지난 70년 미국과 스페인간에 체결된
범인 인도협정에 따라 그를 미국에 송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그의
스페인행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쿠바의 리카르도 알라르콘 외무차관은 노리에가 장군이 교황청에 망명을
요청했다는 첫 보도가 나간 직후 아바나에서 서둘러 기자회견을 갖고 그가
쿠바 대사관을 통해 정치적 망명을 요청할 경우 쿠바는 이를 지체없이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병인도 놓고 양측 줄달이기 ***
교황청의 요아킨 나바로 대변인은 그가 현재 파나마시티의 교황청 대사관
구내에 들어와 있긴 하나 아직 정치적 망명이 허용되지는 않고 있으나 미국
과 바티칸 사이에 범인인도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은 점을 들어 신병인도에
난색을 표시하면서 "이해당사자들"과의 접촉을 통해 이를 해결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노리에가가 현분쟁의 종식의사를 표명했으며 이것이 그의 교황청
대사관 피신을 허용한 주된 이유"라고 설명하면서 노리에가를 미국측에
넘겨줄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정부와 그의 장래문제를 협의할 "가능성은
있으나" 그를 미국에 인도하게 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리에가 장군이 교황청 대사관에 피신한 이유는 파나마를 침공한 미군
이 니카라과와 쿠바, 리비아 대사관등을 포위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
으로 이탈리아의 ANS통신은 현재 교황청 대사관 내에는 노리에가 장군외에
그를 추종하는 32명의 고위장교및 정치인들이 24일밤 함께 들어와 있는 것
으로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