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은 개혁이 가속화되고 있는 동유럽권에 대한 영향력이 급격히 줄고
있는 점과 관련, 동유럽주둔 자국군을 완전 철수시킨 상황에서 바르샤바조약
기구를 대체할 새로운 형태의 집단안보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해외주둔군 완전 철수 상황서 바르샤바기구 대체 ****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소련 고위관리들이 유엔등을 통해 소련이 해외주둔
병력 완전 철수를 포함, 방위력을 대폭 삭감할 용의를 갖고 있음을 표명하는
등 대서방 유화제스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점에 근거를 찾을수 있을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페트로프스키 외무차관은 지난 15일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련이 모두 62만7,500명의 병력을 해외에 주둔시키고 있다고 처음으로
숫자를 공개하면서 오는 2000년까지 이들을완전 철수시킬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같은날 소련군 총참모총장인 니콜라이 체르보프 장군도 크렘린이 90년 방위
예산을 올해보다 8.2% 줄어든 709억8,000만루블(1,140억달러)로 삭감할
것이라고 공개하면서 병력도 내년 1월까지 399만3,000명으로 축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측 변화없이 당분간 변화어려워 ****
특히 서방권에서도 최근 나토를 군사기구가 아닌 정치협의체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 크렘린이 전례없이 평화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이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나토의 주축인 미국이 우랄산맥 서부까지의 유럽주둔병력을 동서
진영이 각각 27만5,000명 선으로 감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고수,
유럽배치재래식군비감축(CFC)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으며 소련측
또한 CFC협상에 영국 및 프랑스 병력도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어 당분간은 동서군사동맹체제에 변화가 실현되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