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유학중 귀순한 북한 출신의 장영철 (23/동독프라이베르그광산대학
지질과학부 3년), 전철우군 (22/동독드레즈덴공업대학 정보공학부3년)등
2명은 9일 "유학생활을 통해 북한이 사회주의 국가내에서도 가장 낙후되었을
뿐만 아니라 언론, 집회, 신앙등 기본적 자유마저 없는 폐쇄된 독재 국가임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상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88올림픽에 관한 TV시청등으로 한국의 발전상을 확인, 남한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훌륭한 과학도가 되기위해 탈출을 감행했다"고 귀순 동기를 말했다.
동독유학중 언어장애에도 불구, 학급에서 2-3위를 하는등 성적이 우수했던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외국인과의 접촉및 TV시청도 금지하는 통제된 생활과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공사장등에서 막노동을 해야하는 유학 생활에
실망을 늘 느껴왔다고 강조하고 "북한을 망하게 한 장본인은 김일성부자"라고
말했다.
장군등은 지난 5월하순 체코, 폴란드에 파견돼 있던 북한유학생 4명의
귀순사실이 동독의 북한 유학생들간에 알려지자 드레즈덴 공대에 재학중이던
전군이 먼저 장군에서 남한으로 귀순할 것을 제의, 동독을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군등은 "지난 11월11일 상오 11시15분 동베를린행 급행열차편으로
그라이프스발트역을 떠나 같은 날 오후 국경부근 쉐네 하우젠 알레역에서
내려 도보로 국경초소에 도착, 그곳에서 서독으로 넘어가는 군중들틈에 섞여
서베를린으로 탈출, 한국 총영사관으로 귀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86년 동독유학생으로 뽑혀 김일성종합대학 어학강습소 독일어반에
함께 편성돼 알게된 사이로 그해 9월부터 10개월간 동독 클라우카우 기사
학교에서 어학강습을 받을때 더욱 가까워 졌으며 동독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월평균 1회이상 만나 스스럼 없이 김일성부자를 욕할수 있을 만큼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체코, 폴란드파견 유학생 4명의 귀순이후 북한당국은 유학생들을
종래 2명 1개조에서 3명 1개조로 묶어 행동하도록 지시하는등 유학생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유학생심리연구실"을 설립, 동구에 파견된
유학생들의 탈출 방지대책에 부심하고 있다"고 밝히고 특히 남한과 최초로
외교관계를 수립한 헝가리 파견 유학생들은 전원 평양으로 철수 됐다고
폭로했다.
장군등에 따르면 유학 3년이 지나 여름방학에 북한을 일시 방문했던 체코,
폴란드 유학생들중 대도시 출신 유학생들은 재 파견이 허용됐으나 지방
출신자들은 현재 전원 해외출국이 금지된 상태이다.
이들은 특히 지난9월 김정일은 "북한 학생들이 유학을 중단시키라"고 지시,
금년 해외유학생으로 선발돼 어학강습까지 마친 유학 예정자들의 출국이
보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군은황해남도 배천군 배천읍 31반에 아버지 장병두씨 (55/양정사업소
창고장)와 어머니 송원주여사 (52/가내편의 노동자), 형 장영일씨 (28/
생약관리소 기사)가 살고 있다.
또한 전군는 남포시 강서구역 세길동 25반에 아버지 전택주씨 (66/장갑차
생산 교관), 어머니 권현주여사(61/금성 뜨락또르공장 김일성사상 연구실
관리인)와 3누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