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공업 매각입찰이 삼성그룹의 불참으로 유찰됨으로써 한중민영화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사상 최대규모의 기업매각이라는 점에서 재계는 물론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켜온 한중매각입찰은 17일 하오2시 산업은행 회의실에서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현대그룹과 함께 입찰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던 삼성그룹측이
입찰장소에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자동유찰되고 말았다.
*** 하오2시까지 입찰장소에 나타나지 않아 ***
산업은행은 한중매각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면서 최소 2인이사이 입찰에
참가할 경우에만 입찰을 실시하고 입찰자가 1인이하일 때에는 자동유찰
시키겠다고 밝힌바 있다.
현대그룹측의 입찰대리인으로 나선 김정국 현대건설부사장은 이날 하오
2시5분전 입찰등록을 마친후 입찰참가자석에서 대기했는데 김부사장은 하오
2시7분 입찰주관측인 산업은행 담당자가 "삼성측으로부터 입찰장소로 부터
출발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입찰이 지연되는데 대해 동의하겠느냐"고
묻자 "동의할수 없다"고 응답했다.
*** 민영화 문제 새 국면 돌입 ***
이어 유문억 산은부총재보가 2시15분 김부상장에게 입찰지연동의 여부를
재차 확인했으나 김부사장이 "마냥 기다릴수 없다"며 동의거부의사를 다시
분명히 밝히자 산은은 은행측 고문변호사인 황선당 전대법관의 자문을 거쳐
2시18분 유찰을 정식으로 선언했다.
정영희 산은총재는 이날 입찰에 앞서 "만약 유찰될 경우에는 정부에서
대책위원회를 구성, 한중처리방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정부는
당초 한중입찰은 단1회만 실시하고 유찰될 경우에는 공기업체제를 유지
하겠다고 밝혔었다.
정총재는 그러나 유찰된후 기자들에게 "할말이 아무것도 없다"고만
말하면서 매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날 입찰장에는 산은측이 입회인으로 내세운 황변호사외에도 상공부기계
공업국 산업기계과 직원 2명이 나와 참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