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반시민이나 신문 논평자, 스포츠관계자들 사이에 가장 인
기가 높던 스포츠종목이 이번 88서울올림픽기간중 중국선수들의 부진한
성과에 따라 연일 자아성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 남부의 한 신문은 사설을 통해 "과거 우리의 탁구팀은 작은 호
랑이의 정신을 갖고 있었으며 여자배구팀은 스포츠세계에 깊은 인상을
심어준 불굴의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면서 "그러나 인민들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선수들의 신체에 이같은 정신력이 조금밖에 없다
는 것을 알게됐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중국스포츠위원회 공보부장 링 지웨이의 말을 인용, "
중국선수들은 우리의 힘을 빼버렸다"고 논평했다.
300명의 중국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모두 28개의 메달을 땄는데
이중 금메달은 불과 5개로 당초 중국올림픽위원회가 예상했던 금메달
수의 절반수준이었다.
중국은 지난79년 올림픽운동에 다시 참가한이후 첫 하계올림픽이었던
LA올림픽에서 15개의 금메달을 포함, 모두 32개의 메달을 획득하고 종
합4위를 차지했었다.
물론 이번 서울올림픽은 중국으로는 겨우 두번째 참가하는 것이며 중
국선수들이 소련을 비롯, 동구권 국가팀들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대회
를 치른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이번대회의 부진한 성적에 대한 실망감은 일반 시민들의 대화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여러신문들의 기사로 등장하면서 중국스
포츠발전계획의 개혁과 여자배구팀의 코치를 포함, 다수의 코칭스탭프
의 해임을 촉구하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자배구팀에 큰 기대를 걸었던 한 북경주민은 "마음의 죽음보다 더
나쁜것은 없다는 옛말이 있다"면서 "우리선수들에게는 이기고자 하는
의욕과 정신력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북경대학구내에는 최근 새로운 탁구클럽을 만든다는 안내벽보가
붙었는데 안내문은 중국이 올림픽에서 당한 치욕을 씻기위해 젊은선수
의 가입을 촉구하고 있었다.
아마도 중국의 위신에 가장 큰 타격을 준것은 개최국인 한국의 괄목
할 성적.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2개를 포함, 모두 33개의 메달을 따
내 중국선수단보다 5개나 많은 메달을 획득했으며 소련, 동독, 미국에
이어 종합4위를 차지하면서 아시아국가중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중국의 한 스포츠관리는 한국의 메달획득에 관한 논평을 요구받고 "우
리는 앞으로 결코 우리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을것"이라고 한숨을 내쉬
었다.
오는90년 북경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스포츠시설, 호텔, 공항등을 개축
하기에 여념없는 중국은 이제 이번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놀랄만큼 강력
해진 한국팀의 도전에 처하게 됐으며 자신의 땅에서 열리는 첫 아시아
경기대회에서 주도권을 차지하려고 힘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