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갈등에…태양광·수소 ETF '청신호'

ACES, 한달새 12%↑
친환경에너지 ETF 강세

美, 中에 고율 관세 부과
태양광업체 등 반사이익
AI 전력수요 증가도 호재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테마 상장지수펀드(ETF)가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저렴한 중국 제품의 공세와 고금리 여파에 외면받았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를 받는 유망 테마로 변신했다.
26일 ETF체크에 따르면 ‘ALPS 클린에너지’(ACES)는 최근 한 달간 12% 상승했다. 태양광 풍력 등 글로벌 친환경에너지 기업을 편입한 상품으로, 1년 동안 30% 하락했지만 최근 상승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태양광 ETF인 ‘인베스코 솔라’(TAN)도 한 달간 17% 올랐다. 수소 테마 ETF인 ‘디파이언스 넥스트 젠 H2’(HDRO)는 같은 기간 25% 급등했다.친환경에너지 ETF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불거지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과잉생산과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비판하면서 오는 8월부터 철강과 알루미늄, 반도체, 전기차, 태양광 셀 등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기로 했다. 태양광 셀 관세는 25%에서 50%로 대폭 늘어난다.

또 미국은 중국 태양광 제품의 우회 수출 통로로 의심되는 동남아시아 국가의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 유예도 중단하면서 유럽연합(EU) 등에 공동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수소는 중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인데 미·중 갈등 여파로 중국 외 국가의 수소업체가 수혜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친환경에너지 테마가 AI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AI 열풍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전력 공급원으로서 친환경에너지가 주목받고 있어서다. 태양광·풍력 발전은 원자력 발전 등에 비해 단가가 높지만 빅테크는 ‘RE100’(신재생에너지 100%) 달성을 위해 친환경에너지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의 친환경에너지 발전에 100억달러(약 13조8900억원) 이상 투자한다고 발표했다.글로벌 투자은행인 UBS는 지난 21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태양광 모듈업체 퍼스트솔라를 AI 붐의 승자로 평가하면서 목표주가를 252달러에서 27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친환경에너지 ETF의 주요 구성 종목인 퍼스트솔라는 최근 한 달간 약 39% 급등하면서 ETF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친환경 관련 종목이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수혜주로 분류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치러지는 대선 공약으로 탈탄소,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반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친환경 정책 축소와 화석연료 산업 활성화가 대표 공약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증시 부양에 힘쓰고 있는 만큼 친환경에너지 테마가 수혜를 누릴 것이란 분석이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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