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의 특명…'고인 조직문화' 갈아엎는다

딜로이트컨설팅서 진단 받기로
MZ 줄이탈에 특단 대책 필요성
조직·인사전략 큰폭 변화 예고
금융감독원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컨설팅과 손잡고 조직문화 쇄신에 나섰다. 이복현 금감원장(사진)은 이번 진단을 바탕으로 젊은 직원들의 줄이탈 문제 해법을 찾고 조직·인사 전략의 변화를 꾀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딜로이트컨설팅과 지난달 말 조직진단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딜로이트컨설팅은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금감원 조직문화를 분석하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인터뷰를 실시할 계획이다.딜로이트컨설팅은 전략, 조직, 인사·문화 등 분야에서 금감원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진단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감원의 비전과 핵심가치, 중장기 전략 과제에 대한 제언을 비롯해 사전예방적 금융감독과 미래 감독 수요 변화에 따른 적합한 조직체계를 제안할 방침이다.

금감원의 조직 활력을 북돋고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인사·문화제도 개선 방안도 도출한다. 딜로이트컨설팅은 이 같은 내용 등을 반영해 하반기에 조직진단 보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감원 기획조정국이 주관하는 이번 작업은 이 원장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감독 업무와 관련한 외부 컨설팅은 종종 받지만 조직문화와 관련한 컨설팅을 의뢰한 것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금감원 안팎에서는 이번 컨설팅을 최근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커진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들어 금감원 내 2030세대 직원의 줄이탈 사태가 이어져서다.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심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금감원 퇴직자 13명이 취업 심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절반인 8명이 2030세대에 해당하는 4급이었다.

일각에선 보수적 조직문화와 높은 근무 강도,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 등이 2030세대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감원의 2022년 평균연봉은 1억1000만원으로 대기업과 로펌, 회계법인 등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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